책담화冊談話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1-2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4
- 2024. 11. 8.
📚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공공역사란 무엇인가」을 듣고 정리한다.
2024.11.06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1-2
1강: 1장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 2장 역사교육과 공공역사
• 일시: 2024. 11. 6.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915
왜 우리가 공공역사를 공부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앞 시간에 충분히 얘기했다. 55페이지를 보면 "역사교육의 기본 전제인 역사 연구는 세계의 시간성을 근본적으로 사고하는 성찰의 공간을 열어준다." 뉴라이트는 한반도에 사는 인간들은 야만인이나 다름없었는데 일본와서 그때부터 우리가 모던한 사람이 되었다 라고 한다. 그러니까 역사를 달리 보는 것이다. 저는 공부하는 것이 사람다운 삶이고 공부 안 하는 건 야만의 삶, 즉 공부하는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얘기하는데, 우리는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저렇게 볼 수도 있는,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보도록 배운다. 역사관의 차이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의 차이이다. 지금 자기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시간성을 근본적으로 사고하는 성찰의 공간을 열어준다고 했다. 내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은 어떤 것이었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역사라고 하는 건 사실 인생론, 자기 삶을 돌이켜보는 것이다. "역사 학습은 역사 서술 양식에서 시간 경험Zeiterfahrung에 대한 의미 형성Sinnbildung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가 시간 경험이다. 시간 경험이 Zeiterfahrung으로 되어 있는데, Zeit가 시간이고, Erfahrung가 경험이다. 영어로 하면 time experience이다. 시간 경험에 대해서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하는 것이 역사 학습이다. 다른 사람이 역사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해 놓은 것을 보고 나는 이렇게 부여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의 차원에서는 자신의 삶의 경험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제1교리는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이다. 이는 하느님이 만들 피조물들을 믿으면 안 된다는 것으로, 전면적으로 리셋을 한 것이다. 그러니까 자연신도 믿으면 안 되고 우상숭배도 하면 안 된다. 피조물을 숭배하지 않는다 라는 것이 기독교도가 가져야 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그래서 사실 저는 가톨릭 신자지만 가톨릭 교회에서 공식 교리로 삼고 있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은 자연 신학이기 때문에 별로 안 읽는다. 창조론과 진화론은 아무 관계없는 얘기이다. 어쨌든 역사 서술 양식에서 시간 경험에 대한 의미 형성이 중요하다.
"역사 학습이란 지나간 과거의 실재vergangene Wirklichkeit를 각자 이야기하거나 상상하는 역사로 만드는 생산적이고 자의적eigen-sinnig인 전유 과정이다." 과거의 실재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 상상하는 역사로 만드는 생산적이고 자의적인 전유 과정, 자의적이라는 것이 제멋대로라는 뜻이 아니라 내 것으로 하는 이런 말이다. 가령 러일 전쟁에 대해서 각자 공부를 해가지고 와서 얘기해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아까 얘기한 것처럼 일본 사람들은 러일 전쟁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연구를 한다. 러일전쟁 이후에 을사조약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치욕의 역사이기 때문에 러일 전쟁의 의의에 대해서 잘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본 사람들이 왜 러일전쟁을 저렇게 열심히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게 된다. 우리는 을사조약만 생각하는데, 일본 사람들에게는 을사조약은 두 번째고 러일 전쟁의 승리가 먼저이다. 이 두 가지를 같이 봐야 다양한 관점이 생긴다. 그게 세계사적인 통찰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공공역사는 꼭 애국심을 키워주는 뭔가를 해야만 되는 건 아니다.
58페이지를 보자. 내러티브, 역사적 상상, 다원적 관점. 내러티브라고 하는 말은 아까 얘기한 것처럼 서사인데, "역사 교육에서는 역사를 서술하는 활동을 구성적인 것으로 본다. 이는 학교 역사 과목이든 역사 그 자체로서든 마찬가지다." 여기 구성적이다라고 하는 말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의 조각들을, 그 사건을 해프닝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사건들이 쭉 나열되어 있는데 그것을 이벤트의 구성, 짜맞추기, 그게 역사를 서술한다라고 하는 의미이다. 역사의 서술은 사건들의 구성, 즉 짜맞추기이다. 세종대왕은 왜 한글을 만들었을까, 백성을 불쌍하게 여겨서라고 책에 나온다. 가령 역사 드라마를 만들더라도 개연성을 지나치게 벗어나게는 하지 않는데, 개연성이 떨어지면 몰입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쨌든 우리가 모든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게 사건들의 구성인데, 이 구성의 기준은 바로 개연성이다. 높은 개연성이어야 한다. 그래서 역사학은그래서 문학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래서 요즘에는 역사학이 문학이라는 비난을 해소하기 위해서 사회과학적인 어떤 측면을 강조하는 게 있다. 통계 자료라든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역사를 엄밀한 사회과학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 아까 살펴본 책의 뒷날개를 보면 《조각난 역사》라는 책 있다. 아날학파의 신화에 대한 새로운 해부라고 되어 있는데, 그 책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프랑스의 아날학파는 역사라고 하는 것이 너무 이야기를 짜맞추는 데 몰입이 되어서 어찌 보면 그냥 옛날 얘기처럼 되어버리 그러지 말고 역사학에서 통계를, 가령 17세기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사람들의 신앙심이 어떠했을까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 당시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수가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실제로는 신앙심이 없는 사람도 기록을 남긴다고 하면 거짓으로 쓸 수도 있다. 그러면 역사는 결국 동기를 알 수 없고 개연성이 높기는 한데 거짓이 될 수 있다. 이때 아날파학는 정확한 방법이 있는데, 성당의 초 판매량을 가지고 신앙의 정도를 측정해 보자 라고 한 것이다. 아날학파는 바로 그런 것을 연구하는, annales이라는 말이 연대기란 뜻인데, 아날이라는 잡지를 창간했고, 자신의 연구논문들을 기고하기 시작했는데, 그 사람들이 바로 아날학파이다. 그러다 보니 통계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초 장수들이 다 통계를 남기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아날학파는 고대 그리스에 대해서는 접근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통계가 안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회과학적으로 연구가 안 되는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사람들의 미묘한 심성 구조라고 하는 것은 사실 사회과학적인 통계로 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내놓는 역사는 이런 일이 있었다, 저런 일이 있었다 라고 할 수 밖에 없어서 조각난 역사인 것이다. 그래서 아날학파의 신화에 너무 매달리면 안 된다. 우리는 과거에 대해서는 정확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 낼 수 없다. 역사는 결국 의미를 찾아내는 행위이기 때문에 높은 개연성 있는 서사를 만들어서 의미를 만든다는 것이다.
59페이지를 보면 "이러한 서사의 특징은 과거의 조각들을 이치에 맞게 정렬하는데 그치지 않고 어떤 사실관계는 포함하고 어떤 것은 생략한다는 점이다." 그 이치에 맞게 정렬한다는 것은 개연성을 높인다라는 말이다. 어떤 사실관계는 포함하고 어떤 것은 생략하는 사람은 역사가이다. 역사가의 취사 선택에 따라서 그 사실관계가 포함되고 생략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역사가가 어떤 종류의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따라, 즉 역사가의 가치 판단이 개입된다는 것이다. "사실관계들은 서사의 중심을 향해 자리를 잡는다." 사실관계를 가운데에 놓고, 그것을 만들어 놓은 다음에 서사 구조를 짜맞추는 사람은 사실관계의 조각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역사가이다. 역사는 가치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증만 가지고 안 된다. 그래서 가치 판단이 역사 교육에 중요한 것이다. "역사 서술 양식에서 역사성을 경험한다는 것은 지배 권력의 근본적 전복성, 과거의 사회적 차별과 사회 불평등, 정의와 불의를 경험하는 것이다." 중요한 문장이다. 역사성을 가진 사람이다,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라고 하는 말은 지배 권력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전복성, 지배 권력이 기존의 가치 체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세우려고 하는 그런 것이겠다, 그다음에 과거의 사회적 차별과 사회 불평등, 정의와 불의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를 다 묶어서 한마디로 말해서 가치 판단하는 것이다.그러니까 역사라고 하는 학문이 굉장히 민감한 것이다. 역사 왜곡은 아는 놈들이 저지르는 것이다. 애초에 모르면 말하지 않는다. 몰라서 하는 게 아니라 다 알기 때문에 거짓을 말하는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을 해야 한다. 성경을 안 읽은 사람이 사이비 종교를 만들지 않는다. 역사는 항상 내러티브를 짜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서사 구조를 만드는 것은 역사가이다. 그러면 거짓 역사를 만든 애들도 역사가이다. 즉 역사는 서사의 싸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사는 당연히 권력을 수반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넘겨보면, 역사적 상상은 아까 얘기한 것처럼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서사에 딸려들어간 것이 역사적 상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다음에 63페이지의 다원적 관점을 보자. 다원적 관점을 가지려면 "이해와 공감의 연습, 특히 관점을 취하는 방식으로 과거의 관점을 복제할 때", "기본 조건을 서술하는 연습", 이런 것들이 쭉 있는데 이것은 아주 전문적인 역사학 연구자들이 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실제로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을 앞에다 놓고 연습을 해야 되는데, 내년에 《옥스퍼드 세계사》를 들을 걸 전제로 하고 연습을 해보겠다. 되게 중요하고 재밌는 부분이니까 이런 걸 해보려고 한다.
그다음에 81페이지를 보자. 지배적 기억문화라는 말이 있다. 여기 연배가 좀 있는 분들은 박정희가 조국 근대화를 이룩했다 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를 지배하는 기억문화를 만드는 프로파간다들이다. 역사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책에만 쓰여 있는 게 아니라 바깥으로 나와서 현실을 작동시키고 그 현실 속에서 그것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구술을 한다. 이것이 하나의 프로파간다를 만들고 그 프로파간다를 실행해서 사람들에게 뭔가 집어넣어서 뭔가를 하게 하고, 그 사람들이 이제 구술사의 영역에 들어가서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지배적 기억문화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공공영역에서 미디어를 가지고 이렇게 계속 하는 것들을 말한다. "독일은 현재 스스로가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특히 자신의 역사가 기억되는 방식에 매우 흐뭇해하는 것 같다. 여기서 독일의 역사는 이 나라에서 고통받고 행위했던 고집 세고 완고한 사람들의 역사가 아닌 여전히 국가의 역사로 이야기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기에 이 나라는 역사로부터, 특히 나치즘의 역사로부터 긍정적인 교훈까지 얻은 것 같다." 지금 이 앞에 나온 얘기가 독일 연방공화국 대통령을 지낸 요아힘 가우크가 2015년에 리마에 있는 페루의 주요 기념관에서 한 연설이다. 이 연설을 분석한 것인데, 약간 비아냥거리고 있는 듯 하다. 그럴 만한데, 왜냐하면 페루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나라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에 파시스트 국가였다. 나치 잔당들이 스위스를 거쳐서 위조여권을 만들어서 대규모로 아르헨티나로 갔다. 어쨌든 페루에 가서 독일연방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가 독일 국민의 역사적 경험을 반추한 것을 분석했는데, 이렇게 역사 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역사 책 속에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것을 연설문을 읽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말하자면 역사 공부의 목적이다. "여기서 역사적 경험과 기억은 정치담론의 강력한 자원이 되기까지 하는 것 같으니, 법체제를 수출하고 경제적으로 유망한 사회 기반시설 프로젝트를 문화라는 접착제로 이어붙인다." 그러니까 사회 기반시설 프로젝트를 문화라는 접착제로 이어붙인다 라는 것들이 나치의 프로파간다를 세우던 방식이다.
그다음에 85페이지를 보면 "아르메니아인 제노사이드"는 유명한 사건이다. 터키 사람들에게 말하자면 치명적인 부분이다. 독일 연방의회 하원의원인 노베르트 라머르트는 2015년에 헤레로족 학살을 집단학살로 명명했다. 그러나 독일을 대표하는 지도적 인사들의 의견 표명은 더는 없었다." 그러니까 2015년에 터키 아르메니아인 제노사이드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독일을 대표하는 지도적 인사들의 의견 표명이 없었다 라는 건 무엇을 말하는가. 독일 사람들도 제노사이드에 관한 얘기가 나오는 걸 그렇게 반기지는 않는다는 얘기이다. 항상 자기네 나라의 이해관계에 민감한 사람들은 잘 안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진정한 지식인들은 그것에 대해서 정직하게 얘기해야 된다.
공공역사를 왜 공부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오늘 설명했다. 다음 주에는 3장을 하는데, 3장부터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니까 하나하나 차근차근 읽어나가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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