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앨버타: 나라, 권력, 영광

 

나라, 권력, 영광 - 10점
팀 앨버타 지음, 이은진 옮김/비아토르

프롤로그: 대체 뭐가 문제일까

1부 나라
1장 신의 선택을 받은 나라?: 미국의 영광과 진실
2장 트럼프와 종교적 우파: 불신의 동맹
3장 제리 팔웰과 도덕적 다수: 종교의 정치적 야망
4장 위선의 끝: 은폐된 진실, 도덕적 붕괴
5장 포위된 신념: 정치적 기회주의의 그림자
6장 박해 콤플렉스: 불안과 두려움의 실체
7장 기만의 먹이사슬: 거짓 정보의 확산과 팽창

2부 권력
8장 공포 전술: 유권자 동원을 위한 선동
9장 혐오의 길: 거짓이 낳은 킹메이커
10장 세뇌된 신앙: 솔깃한 권력의 유혹
11장 분노 사업: 광기의 교회가 파는 것
12장 시민종교로 변신한 트럼피즘: 민주주의의 파괴자
13장 극단의 주류화: 사라진 문지기
14장 트럼프 경제: 집착과 기생의 모델

3부 영광
15장 정체성 혼동: 실패한 실험의 재연
16장 원칙보다 권력: 승리가 곧 미덕?
17장 침묵은 죄인가: 선동가들의 위험한 게임
18장 기독교와 사회: 격랑 속 새로운 연대
19장 회복은 가능한가: 무너진 신뢰, 실낱같은 희망
20장 복음주의 산업 복합체: 양을 착취하는 늑대
21장 리버티의 새벽: 갈림길에 선 두 번째 기회

에필로그: 교회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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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트럼프의 복음주의 동맹들, 즉 선거 캠페인 초기부터 트럼프를 지지해 온 몇몇 유명 목사들과 지도자들은 복음주의 공동체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종교적 우파는 공직자들에게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적용해 왔고, 특히 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을 괴롭히는 데서 큰 기쁨을 느꼈다. 그들은 클린턴의 이중성과 여자 문제를 이유로 그가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건한 성품이 국가를 운영하는 데 꼭 필요한 요건이라고 주장해 왔던 그들이 트럼프의 죄를 못 본 척하는 건 지속가능한 접근 방식이 아니었다. 

45 성경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는 위대한 지도자들의 예시가 가득하므로 트럼프를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을 위한 불완전한 도구로 제시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67 2015년 여름에 트럼프가 정치 무대에 등장하자, 토레스는 상황이 더 안 좋아지리라고 직감했다. 트럼프는 문화적 박탈감, 종교적 박해, 민족주의적 열광을 몽땅 섞어 불만의 칵테일을 만들어서 돌렸다. 토레스가 목회하던 교회의 일부 교인들은 이 칵테일에 매력을 느꼈다. 그들은 변화하는 사회 규범과 세속화되는 미국에서 기독교인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에 충격을 받았다.  

105 1973년에 획기적으로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낙태는 수십 년 동안 '가톨릭 문제'로 간주되어 왔다. 그레이엄이 창간한 주요 복음주의 출판물인 〈크리스채너티 투데이〉가 1968년에 신학자 20여 명을 모아 낙태가 죄인지 아닌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으나 끝내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141 남침례교의 역사는 미국의 원죄와 때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1845년에 전국 침례교회 내에서 노예제 폐지 움직임이 일어나자 이에 놀란 '노예를 소유한 백인들'이 결성한 것이 바로 남침례교다. 그래서 남침례교는 인간을 매매하고 소유하는 것을 종교적으로 정당화하는 상징이 되었다. 
 
180 1975년에는 미국인의 3분의 2 이상이 "교회를 대단히 신뢰한다"라고 밝혔으며, 1985년에는 교회가 미국 생활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관"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에 이르러서는 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전체 응답자의 36퍼센트에 불과했다. 

192 "10년 이내에 기독교인은 미국에서 소수자가 될 것입니다.” 수치는 명확했다. 미국에서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비율은 호주와 거의 같은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07년에는 78퍼센트의 미국인이 기독교를 믿는다고 답했지만, 2021년에는 그 비율이 63퍼센트로 감소했다. 

330 과거라면 충격과 경악을 불러일으켰을 법한 일들이 이제는 교회 안에서 흔하게 벌어졌고, 영적인 환경이 크게 변해서 교회가 더는 본래의 목적을 유지하지 못하는 가증스러 운 모습으로 변해 버렸다.  

334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은 그의 "십자군"을 이끌고 수백 개국을 순회하며 수백만 명에게 설교했다. 초기 정치 성향(1950년대에는 공산주의의 악에 대해 경고했고, 1960년대에는 리처드 닉슨과 동맹을 맺었다)과 달리, 경력이 쌓임에 따라 당파주의에 회의적인 태도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종교적 우파와 거리를 두고 모럴머조리티를 멀리하면서 "미국의 목사"로 알려졌다. 그레이엄은 거의 70년에 걸쳐 모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기도했다. 사망하기 전, 그레이엄은 초기 정치 활동에 대해 회개하며 그 활동이 "선을 넘어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일에 해를 끼쳤노라고 말했다. 

345 록은 지름길을 택했다. 그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원하는 시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분노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광기가 교회 성장 전략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적을 사랑하는 쪽보다 미워하는 쪽이 훨씬 더 힘이 세다는 사실을, 적어도 즉각적인 관점에서는 그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364 그리스도는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명성을 얻는 것을 피하려 했지만, 오늘날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명성에 취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지만, 오늘날 복음주의 교회에서는 "빈말로라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68 바르트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면 이 세상의 모든 사회 질서, 정치 질서, 정부 질서와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믿을 수 없는 동맹"이 되어야 한다고 썼다. 전하기 쉬운 메시지는 아니다. 볼프의 스승이었던 몰트만은 나치 시대에 비슷한 경험을 한 덕분에 남다른 신뢰성을 지니고 있었다. 열여섯 살에 독일 군대에 징집된 몰트만은 처음으로 맞닥뜨린 영국군인에게 항복했고, 3년간 전쟁 포로로 지냈다. 이때 한 미국인 군목이 준 성경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아우슈비츠에서 벌어진 잔혹 행위에 대한 몰트만의 성찰, 그리고 우리와 함께 피 홀리고 슬퍼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을 취하신 주권자 하나님의 자비에 관한 몰트만의 가르침은 그 어떤 B-17 폭격기 못지않게 나치즘의 마법을 깨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385 종교적 우파들 사이에서 무슨 일인가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것은 이전의 그 어떤 변화보다도 더 위협적이고 극단적인 변화였다. 이것은 더 이상 선거에서 이기고 문화를 수호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을 섬멸하고 나라를 지배하는 문제였다.  

458 부족한 자신감만 기독교인의 신앙 증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주님이 중요하게 여기시는 가치나 목표를 부주의하고 가벼운 태도로 전달하는 것 또한 증언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어떤 정치인이 하나님의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그 정치인이 선거에서 계속 지면 비신자들이 하나님도 졌다고 결론짓는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하나님이 정치 캠페인처럼 사소한 일에서 졌다면, 그분이 죽음을 이길 수 있으리라고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631 많은 우파 목사들은 교회가 법률 기관, 법 집 행 기관, 언론 매체 등 외부 세속 기관의 감독이나 통제를 받는 개념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독교의 비전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나님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오히려 세속 사회가 교회의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고 믿는다. 

632 전국 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약 3분의 2가 기독교 민족주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언해야 한다거나,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미국인이 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나, 하나님이 기독교인들에게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도록 부르셨다는 생각을 지지하는 백인 복음주의자의 비율은 백인 주류 개신교도, 백인 가톨릭 신자, 유색 인종 개신교도보다 훨씬 높았다. 이 조사는 기독교 민족주의 이념과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여성 혐오, 권위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인 정서, 정치적 폭력 성향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기독교 민족주의 이념을 지지하는 백인 신자들의 거의 90 퍼센트가 "하나님이 미국을 유럽출신의 기독교인들이 지배하고 운영하는 나라로 계획하셨다"는 생각에 동의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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