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고전강의 | 06 방법서설 1


방법서설 - 10점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현복 옮김/문예출판사


강유원, '인문고전강의' 

일시: 2013년 2월7일 – 12월 5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 9시30분(총 40주)

장소: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


* 강의 목차

20130829 27강 방법서설(1)

20130905 28강 방법서설(2)

20130912 29강 방법서설(3)



20130829 27강 방법서설(1)

데카르트를 읽기 전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 지난번에는 근대라고 말할 때 이를테면 조선후기 실학자라는 말이 있다. 역사적인 의미를 한 점의 의심 없이 교과서를 토해 배웠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상식적으로 역사적 흐름을 따져보면 오늘날 어떤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진 개념이 갑자기 18세기로 들어가서 우리의 목적에 부합하는 이벤트를 뽑아서 실학이라는 개념하에 집어넣은 것. 실학이라는 말 자체도 박지원이 쓴 것이 나닌 주자가 쓴 말. 당나라 시대에 오면 학문으로서의 유가라고 하는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유가는 춘추전국시대의 한 학파를 가리키고 거기에 제사 지내는 것 등을 붙여서 유교라는 말을 쓴다. 종교할 때 교가 아니라 백성을 교화한다는 뜻으로의 교이다. 왜 한나라 때 와서 유교가 채택이 되었는지는 특정한 사상의 역사적인 맥락을 이해하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데카르트가 살았던 1800년대 초반시기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근대 철학의 아버지 그러면 데카르트가 태어나면서 갑자기 근대가 시작된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중국 고대인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이렇게 3개 나라는 각기 문화의 종류가 다르다. 그래서 중국에서의 고전 문화라고 하는 것은 주나라 때 완성이 된다. 그러나 춘추전국시대와 진나라를 거치면서 이때쯤 와보면 주나라의 의례라든가 고유의 문화가 없어진 상태가 된다. 그러니까 그냥 힘센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만 남게 되는 것. 그래서 한나라 유방이 한 고조 황제가 되었을 때 예절교육을 하기 위해 유가를 불러온 것. 그래서 처음에 이 때 나온 개념이 뭐냐. 예로서 교화한다 해서 예교라고 불렀다. 그런 것들을 바로 잡아주는 것을 한나라 때 했다. 


르네상스 역사고전 강의 할때 말했지만 기본적인 시대구분을 하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묶어서 르네상스라고 한다. 앞의 르네상스는 좁은 의미의 르네상스라고 부른다. 르네상스가 고대시대의 재생을 의미하는데 왜 재생이 필요한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가 멀쩡하면 재생을 안해도 된다. 중세 말기가 되면서부터 유럽 사회에 생산력과 생산관계가 충돌하게 된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르네상스 시대에는 뭔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새로운 질서를 어떤 모형을 보고 만들어야 하는가. 그 시대의 사람들이 고대사회의 모형을 검토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주어졌을 때 이에 상응하여 고대의 텍스트들을 부활시켜서 그것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뽑아내기 시작한 것. 르네상스 그러면 사상사의 흐름에서 볼 때 고전기 시대의 것을 이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것이 르네상스 전기이다. 이렇게 되면서 역사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사실상 로만 가톨릭체계가 무너지는게 종교개혁인데 여기서도 문제는 땅 문제다. 예를 들면 가톨릭교회에서는 어떤 주교가 있는데 신부의 집안에서 신앙심이 깊은 집안에서 자기 아들이 신부가 되었으니 교회에 땅을 헌납했다 하면 신부는 처자식이 없으니 종국에는 교회의 것이 된다. 교회가 사실 유럽 중세시대의 지주다. 장미의 이름을 보면 수도원에서 관리하는 포도밭도 있다. 그런 것을 황제들이 노린다. 황제와 교황이 땅 싸움을 하는 것. 우리가 수업시간에 사회계약론을 배우는데 루소의 사회, 홉스의 사회계약론 같은 것을 외운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은 겪어 본적이 없으니 이해 못한다.  그런데 유럽인들은 이해한다. 지난번에 배운 《맥베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헨리 8세의 경우에도 계약을 통해서 잉글랜드가 성립한 것을 볼 수 있다. 국가가 먼저가 아니라 자기의 재산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먼저이고 계약을 통해 성립하는 것. 


모든 낡은 질서들이 무너지고 individual들이 각각이 권리의 주체로 등장해야만 근대다. 종교개혁이 왜 중요한가. 가톨릭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 종교개혁이었기 때문. 로만 가톨릭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서양의 근대화. 하지만 서양에서 근대가 되었다고 해서 종교를 버렸다고 하면 큰 착각이다. 종교개혁의 성과로 프로테스탄트가 등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근대화가 되면 종교에서 벗어난다고 하는데 그거와는 관계없다. 근대화의 산물로 등장한게 프로테스탄트인데 루터부터 시작된 프로테스탄트가 가진 핵심적인 특징이 신앙은 각각의 개인의 내면에서 신과 일대일로 만나는 것. 신앙의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신부라는 매개를 거치지지 않고 신과 만나는 것.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프로테스탄트는 사실 퀘이커교도라고 할 수 있다. 데카르트 역시 굉장히 독실한 신자였다. 이점을 놓치면 안된다. 정말로 중요한 건 근대의 특징인 개인주의다. 이 세계를 독자적으로 주체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개인. 근대라고 하는 사회를 규정할 때 근대 패러다임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것이 individualism이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고 말할 때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내가 생각한다는 것. 생각하는 나.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생각하겠다는 것. 그게 바로 개인주의를 철학적인 용어로 말할 때는 근대적 주체성이라고 하는 것. 이때 여기서 근대적이라고 하는 것을 앞에 붙이게 되면 시기와는 무관한 사유방식을 가리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 검토되지 않음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근대적 주체성을 상징하는 말이다. 너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고 살아왔는데 한번 따져 보라는 것. 근대적이라는 말은 프로테스탄트가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역사적 시기를 짚어서 말했는데 개인주의가 특징이라고 말한 부분은 특정한 시기와 관계없는 삶의 태도/양상으로서 개인주의를 말하는 것이다. 근대적으로 생각해보라 하면 일단 제로 베이스로 돌리고 검증을 하는 것. 


서양에서 근대를 말하면 정신사적으로 근대적 주체성이 성립되어야 한다. 이게 굉장히 힘들 것. 그래서 어떤 때는 집단 무지로 가서 나치도 나오는 것이다. 어쨌든 근대라고 말을 할 때는 역사적으로 전개된 과정에서 근대적 주체성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프로테스탄트가 등장하면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사이에 대규모 살육전인 종교전쟁이 벌어진다. 17세기는 역사학에서 General Crisis 일반위기의 시대라고 말을 한다. 다시 말해서 근대적 주체성은 등장했는데 나 혼자 헤쳐나가기에는 시대가 복잡하고 살벌한 시대이고, 종교가 싸우고 있으니 종교에 기댈 수도 없다. 그래서 General Crisis 시대에 기댈 수 있는 확실성이 무엇인가. 이에 대한 욕구가 나온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확실성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심각한 요구가 등장하는데 이 요구에 대한 대답이 자연과학이다. 자연과학과 확실성에 대한 상응관계, 확실성을 충족시키는 도구로서 자연과학이 등장한 다음에 이제는 인간 내면이 가진 주체적인 사유를 통해 자연과학을 이용하면 모든게 해결된다고 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등장하는데 이게 바로 계몽주의이다. 그래서 17세기는 일반위기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근대적 주체성을 등장하는 시기라면 18세기는 자연주의와 계몽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뉴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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