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고전강의 | 04 군주론 1
- 강의노트/인문고전강의 2013
- 2016. 8. 14.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섭 옮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강유원, '인문고전강의'
일시: 2013년 2월7일 – 12월 5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 9시30분(총 40주)
장소: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
* 강의 목차
20130620 18강-2 군주론(1)
20130627 19강 군주론(2)
20130704 20강 군주론(3)
20130711 21강 군주론(4)
이탈리아어 출처: http://www.liberliber.it/online/autori/autori-m/niccol-machiavelli/il-principe/
machiavelli_il_principe.pdfIl Principe
군주론
Dedica
NICOLAUS MACLAVELLUS AD MAGNIFICUM LAURENTIUM MEDICEM.
[Nicolò Machiavelli al Magnifico Lorenzo de’ Medici]
헌정사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메디치 전하께 드립니다.
Sogliono, el più delle volte, coloro che desiderano acquistare grazia appresso uno Principe, farseli incontro con quelle cose che infra le loro abbino più care, o delle quali vegghino lui più delettarsi; donde si vede molte volte essere loro presentati cavalli, arme, drappi d’oro, prete preziose e simili ornamenti, degni della grandezza di quelli.
군주[=최고 통치자]로부터 은혜 입기를 바라는 사람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 중에 가장 귀중한 것이나 자신이 보기에 그 군주가 제일 기뻐할 물건을 갖고 배알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따라서 많은 경우 군주들에게 그들의 위대함에 합당한 마필, 갑옷, 금실로 수놓은 천, 보석이나 그와 유사한 장신구등이 헌상되는 것을 봅니다.
Desiderando io adunque, offerirmi, alla vostra Magnificenzia con qualche testimone della servitù mia verso di quella, non ho trovato intra la mia suppellettile cosa, quale io abbia più cara o tanto esístimi quanto la cognizione delle azioni delli uomini grandi, imparata con una lunga esperienzia delle cose moderne et una continua lezione delle antique: le quali avendo io con gran diligenzia lungamente escogitate et esaminate, et ora in uno piccolo volume ridotte, mando alla Magnificenzia Vostra.
그래서 전하에 대한 헌신의 징표를 보이면서 전하의 위대함에 저 자신을 바치고자 합니다. 그러나 제가 갖고 있는 것 중에 귀중하거나 가치있는 것은 오로지 최근의 정세와 관련된 오랜 경험과 고대 역사를 꾸준히 공부하여 얻게된 위대한 인물들의 행적에 대한 지식뿐이고 다른 것은 없습니다. 저는 이 문제들을 오랫동안 부지런히 숙고하고 검토해 왔는데 이제 이것들을 작은 책자로 줄여 전하께 바치고자 합니다.
E benché io iudichi questa opera indegna della presenzia di quella, tamen confido assai che per sua umanità li debba essere accetta, considerato come da me non li possa esser fatto maggiore dono, che darle facultà di potere in brevissimo tempo intendere tutto quello che io in tanti anni e con tanti mia disagi e periculi ho conosciuto.
저는 비록 이 책이 전하께 바칠 만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동안 여러 해에 걸쳐 많은 어려움과 위험을 겪어 가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바들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전하께 드리는 것 이상으로 더 큰 선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전하께서는 자비롭게 이 선물을 받아 들이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La quale opera io non ho ornata né ripiena di clausule ample, o di parole ampullose e magnifiche, o di qualunque altro lenocinio o ornamento estrinseco con li quali molti sogliono le loro cose descrivere et ornare; perché io ho voluto, o che veruna cosa la onori, o che solamente la varietà della materia e la gravità del subietto la facci grata.
저는 이 책을 꾸미지도 않았고 과장된 구절이나 화려하고 격조 높은 말들로 채우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논제를 서술하고 장식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사용하는 다른 어떤 기교나 피상적인 장식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책이 전혀 존중되지 않거나 [또는 된다면] 논의되는 주제의 다양성이나 중요성 때문에 받아들여 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Né voglio sia reputata presunzione se uno uomo di basso et infimo stato ardisce discorrere e regolare e’ governi de’ principi; perché, cosí come coloro che disegnono e’ paesi si pongano bassi nel piano a considerare la natura de’ monti e de’ luoghi alti, e per considerare quella de’ bassi si pongano alto sopra monti, similmente, a conoscere bene la natura
de’ populi, bisogna essere principe, et a conoscere bene quella de’ principi, bisogna essere populare.
또한 저같이 낮고 미천한 사람이 군주들의 통치 문제를 감히 토론하고 평가하는 일이 건방지다고 여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경관의 모습[=지 도]을 그리고자 하는 사람이 산이나 다른 높은 장소의 성격을 알기 위해 평원으로 내려가고, 낮은 곳의 성격을 알기 위해서 산으로 높이 올라가는 것처럼, 백성의 성격을 잘 알기 위해서는 군주가 되어 볼 필요가 있고 군주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백성이 되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Pigli, adunque, Vostra Magnificenzia questo piccolo dono con quello animo che io lo mando; il quale se da quella fia diligentemente considerato e letto, vi conoscerà drento uno estremo mio desiderio, che Lei pervenga a quella grandezza che la fortuna e le altre sue qualità li promettano.
전하, 이 작은 선물을 제가 드리고자 하는 뜻을 헤아리시어 부디 받아 주십시오. 만일 이 책을 부지런히 읽고 숙고하신다면 행운과 전하의 다른 자질[=비르투]이 약속해 주는 위대함에 전하께서 도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제 간절한 소원을 전하께서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E, se Vostra Magnificenzia dallo apice della sua altezza qualche volta volgerà li occhi in questi luoghi bassi, conoscerà quanto io indegnamente sopporti una grande e continua malignità di fortuna.
그리고 만일 전하께서 높은 곳의 정점에서 어쩌다가 이 낮은 곳으로 눈을 돌리시면 제가 그동안 부당하게도 대단히 크고 지속적인 악운에 시달려 왔음을 아시게 되실 것입니다.
레오 스트라우스, 《마키아벨리》
20130620 18강-2 군주론(1)
이번에는 《군주론》 헌정사를 이탈리아어를 참조해가면서 열심히 읽겠다. 《군주론》의 차례를 보면 헌정사와 1장부터 26장으로 이루어져있다. 마키아벨리가 외교부 담당이었으니 피렌체에서 그쯤되면 글빨로 왕이다. 로렌초 메디치 이런 사람들에게 가지고 있는 자신의 우월감은 '메디치 따위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헌정사에서는 잘 살펴주세요 라고 말하지만 이런 거는 사실 뻘소리다.
레오 슈트라우스가 쓴 책을 함규진씨가 번역한 《마키아벨리》 책이 있다. 절판되었으니 헌책방에서구할 수 있음 살펴보면 좋겠다. 《군주론》의 이탈리아어 판은 http://www.liberliber.it/online/autori/autori-m/niccol-machiavelli/il-principe/ 에서 구할 수 있으니 확인해보기 바란다.
왜 이탈리아 판을 대조해서 읽어보자고 하냐면 우리말로 번역해도 느껴지기는 한데 차례의 제목들이 어떤 것은 길로 어떤 것은 짧다. 이런 것부터 유심히 봐야 한다. 4장 제목을 보면 '알렉산드로스에게 정복된 다리우스의 왕국은 알렉산드로스의 사후 왜 그의 후계자들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는가'로 굉장히 길다. 마키아벨리는 왜 이렇게 지을 수 밖에 없는 바보인가. 그냥 그렇게 제목을 달아놓은 게 아니다. 뭔가가 있다.
헌정사를 보면 지금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메디치 전하께 드립니다"라고 되어있다. 《군주론》 텍스트 전체는 이탈리아어로 쓰여져 있다. 그런데 특정 부분들은 라틴어로 쓰여있다. 방금 이 부분이 바로 라틴어로 되어있다. 이런 것은 번역본으로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봐가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군주론》 텍스트라고 하는 것이 Il Principe로 되어있는데 이건 마키아벨리가 붙인 제목이 아니고 사실은 군주국론이라고 제목을 붙일 예정이었음이 강력하게 추정되고 있다. 그건 라틴어로 붙이려고 했다는 의미이다. 책 제목을 라틴어로 붙이고 헌정사 제목도 라틴어로 쓰고 내용은 이탈리아 어로 썼다. 왜 그랬는가. 마키아벨리는 양아치니까 이탈리아어로 썼지만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학계와 교회의 언어인 라틴어로 씀으로써 학술서적의 외양을 갖추려고 했다는 것이 포인트. 《군주론》는 분명히 현존하고 있는 군주/지배자에게 헌정하기 위한 것. 그리고 《로마사 논고》는 자기가 붙였는데 이태리어 제목으로 붙였다. 헌정하는 텍스트는 아니었던 것.
재미있는 건 그래서 《군주론》이라 말하지 않고 군주국론이라고 얘기하고자 하는데 이 군주국론은 로렌초 메디치라고 하는 실존하는 군주에게 헌정하는 것. 그런데 이 텍스트는 누구의 입장에서 쓴 것인가. 군주의 입장에서 쓴 것이다. 다시 말해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메디치에 빙의되어서 쓴 것. 즉, 내가 왕의 입장에서 쓴 것. 다시 말해서 마키아벨리 자신이 군주가 되는 것이다. 군주로서의 마키아벨리가 숨어있다. 그래 놓고 2페이지의 헌정사를 보면
이제 이것들을 작은 책자로 줄여 전하께 바치고자 합니다.
작은 책자는 분량이 작다는 것인데 piccolo volume이다. 그리고
전하, 이 작은 선물을 제가 드리고자 하는 뜻을 헤아리시어 부디 받아 주십시오
계속 자기가 쓴 책을 piccolo 라고 한다. 내용을 보면 인류 역사상 이보다 더한 군주국론이 없다. 그 질에 있어서는 어마 어마 하다. 그런데 piccolo라는 말을 썼다. 자기 과잉 비하. volume는 책자만이 아니라 분량이라는 뜻도 된다. 일단 헌정사 부분을 이태리어로 구해서 대조해가면서 한번 읽어오는 것이 과제이다. 다음주에는 헌정사를 촘촘히 읽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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