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무스: 우신예찬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3. 9. 24.
우신예찬 - 에라스무스, 김남우/열린책들 |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토머스 모어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 연설
부록1: 에라스무스가 위대한 신학자 바르탱 반 도르프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부록2: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친구 안토니우스 룩셈부르크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부록3: 상트 베르탱의 수도원장 안톤 반 베르겐에게 정중한 인사를 올립니다
부록4: 암스테르담 작은형제회 원장이신 존경하는 얀 빌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부록5: 에라스무스 『격언집』 2, 2, 40 「막사발을 자랑하다」
역자 해설: 에라스무스의 풍자 문학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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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생명이 결혼에서 비롯된다고 할 때, 이렇게 결혼은 나를 시중드는 여종 <경솔>에서 비롯된 것이니만큼, 결국 생명이 무엇보다 내게서 비롯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기 바랍니다. 또 출산을 일단 경험한 여자들이 새로이 이를 추구하는 것은 내 시종 <망각>이 능력을 발휘한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루크레티우스는 베누스 여신을 생명의 시작이라 떠들어 대지만, 정작 베누스 여신 본인도 내 조력이 보태어지지 않는다면 결코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없으며 그저 헛손질만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술에 취하고 웃음이 가득한 나의 놀이가 있었기에 다른 이들은 말할 것도 없이, 저 잘난 맛에 취한 철학자들이며, 오늘날 이들을 대신해서 사람들이 수도승이라고 부르는 자들이며, 자줏빛 관복을 걸친 군주들이며, 경건한 사제들과 그보다 세 번은 더 경건한 교황들도 세상에 태어난 것입니다.
42 뭇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 어리석음으로 가득하지 않으며, 어리석음에 의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자들과 함께 행해지지 않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만약 어떤 사람이 이런 세상과 맞서고자 한다면, 내 간청하는 바이니, 제발 티몬처럼 세상과 이별하고 광야로 떠나가 홀로 자신의 지혜를 만끽하기 바랍니다.
50 하지만 나 우신은 부분적으로 무지와 더불어, 또는 일부 아둔함을 통해, 경우에 따라서는 고통의 망각에 힘입어, 때로 행복의 희망을 빌미로, 그러니까 온갖 쾌락들로 꿀을 발라 가며 이런 엄청난 고난 가운데 인생이 목숨을 스스로 끊지 않고 살아가도록 돕고 있습니다. 운명의 여신들이 물레를 더 이상 돌리지 않으며 세상이 인생들을 버렸을 때, 그리하여 이 세상에 머물 하등의 이유가 남지 않았을 때조차 이 몸은 그들이 살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75 행복을 얻는 데 차이가 전혀 없으며,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나는 차라리 허상에 빠진 어리석은 쪽을 선택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먼저 허상을 선택한 경우가 훨씬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 분명한즉,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믿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106 군주의 자리란 곧 사적인 것이 아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함이며, 국가의 공익 이외에는 어느 것도 생각하지 않음이며, 법률의 제정자이며 실행자로서 법률에서 손톱만치도 벗어나지 않음이며, 모든 공직자들과 행정관들을 청렴결백하게끔 이끌어 감이며, 행운의 별처럼 도덕적 탁월함으로 인민에게 커다란 안녕을 가져다줄 수도 있고 불운의 행성처럼 심각한 불행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자로서 만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자리이며, 필부의 과오처럼 그의 잘못을 장차 아무도 모르게 깊이 숨길 수 없는 자리이며, 아주 조금이나마 정직함을 잃으면 그 결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회복 불가능한 역병을 초래하는 자리이며, 군주의 운명에 동반하는 많은 것들이 그를 정의로부터 끌어내릴 것이기 때문에 설령 속임수에 의해서라도 쾌락과 방종과 아첨과 사치 등에 빠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고 더욱 염려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마지막으로 반역과 원한과 전쟁과 폭력은 말고라도 제아무리 사소한 잘못일지라도 죗값을 치르게 하시며 행사한 권력만큼 이를 더욱 엄중히 따져 물으실 왕 중 왕을 항상 두려워해야 할 자리가 군주의 자리입니다. 내 말하노니, 이런 것들과 이런 종류의 많은 것들을 생각한다면 ─ 물론 이를 생각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하다면 말이지만 ─ 군주 된 자는 결코 잠과 식사를 즐겁고 유쾌하게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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