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페인: 상식, 인권

 

상식, 인권 - 10점
토머스 페인 지음, 박홍규 옮김/필맥

상식
서문 / 신판 추기 / 1. 국가의 기원과 의도 일반에 대해, 영국 헌법에 대한 간단한 언급과 더불어 / 2. 군주제와 세습적 계승에 대해 / 3. 아메리카의 현 사태에 대한 생각 / 4. 아메리카의 현재 능력에 대해, 기타 여러 고찰과 더불어 

인권 1부 - 프랑스혁명에 대한 버크 씨의 공격에 대한 답변(1791년)
영국판 서문 / 1. 권력은 후손을 구속할 수 없다 / 2. 프랑스혁명은 원리를 위한 투쟁이다 / 3. 혁명 최초의 공격 대상은 바스티유였다 / 4. 인민은 보복하지 않았다 / 5. 베르사유 행진도 평화적이었다 / 6. 인권의 기원은 자연권이다 / 7. 자연권과 시민권 그리고 국가 / 8. 프랑스 헌법은 모든 특권을 없앴다 / 9. 프랑스 헌법은 귀족을 없앴다 / 10. 프랑스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 / 11. 국가조직 / 12. 프랑스혁명의 발자취와 발생 상황 / 13.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대한 선언 / 14. 인권선언에 대한 고찰 / 15. 결론  

인권 2부 -원칙과 실천의 결합(1792년)
서문 / 서론 / 1. 사회와 문명에 대해 / 2. 현존하는 낡은 국가의 기원에 대해 / 3. 낡은 국가체제와 새로운 국가체제에 대해 / 4. 헌법에 대해 / 5. 유럽의 정치상황 개선을 위한 방법과 수단, 여러 가지 관찰을 섞어서 

옮긴이 해설
나는 왕이나 양반이 싫다 / 왜 페인인가? / <상식>과 <인권>의 역사적 의의 / 페인은 누구인가? / 혁명가 또는 혁명아 / <상식> / <인권> / <인권>에 대한 톰슨의 평가 / 페인의 국가론 / 페인의 인권론 / 맺음말

 

 


상식

18 아마도 뒤에 서술될 글 속에 담긴 생각은 아직 대중의 지지를 얻을만큼 충분히 퍼져 있지 않은 내용일 것이다. '그릇된 것'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오랜 습관으로 굳어지면, 그 그릇된 것은 표면상 옳은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처음에는 관습을 지키려는 무서운 아우성이 일어난다. 그러나 소동은 곧 가라앉기 마련이다. 시간은 이성보다 더 많은 개종자를 만들어낸다.  

권력이 오랫동안 폭력적으로 남용되면, 그 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의심이 일게 되는 게 보통이다. (이는 피해자가 고통에 못 이겨 따지려들기 전에는 생각조차 못했을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 왕은 그 자신이 "그들의 권리"라고 말한 것에 의해 수행되는 의회를 "짐의 권리"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나라의 선량한 인민은 그런 양자의 결합에 의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 나라의 인민은 양자의 거짓 주장을 따짐과 동시에 그 양자에 의한 침해를 거부할 명백한 권리를 가진다.  

이 글에서 나는 사람들 사이의 개인적인 모든 일은 회피하고자 노력했다. 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찬양은 전혀 없다. 지혜롭고 훌륭한 사람들은 팸플릿 하나의 승리 따위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지각없고 비우호적인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개종하는 데 큰 고통이 요구되지 않는 한 그냥 두어도 자연히 사라질 것이므로.  

아메리카의 대의는 바로 전 인류의 대의다.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상황이 지금껏 수없이 일어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인류를 사랑하는 모든 인간의 원칙은 그 세계적인 상황의 영향을 받고, 그 결과로 그들에게 애정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어떤 나라를 총검으로 황폐하게 만들고, 전 인류의 자연권에 반대하는 전쟁을 선포하여 그 자연권의 옹호자를 지구상에서 말살하려는 행위는 자연으로부터 감정의 능력을 부여받은 모든 인간의 걱정거리다. 나 역시 당파적인 비난을 초월하여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중 하나다.  

67 미국의 왕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친구여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그는 다스리고는 있지만 영국 왕이라는 야수처럼 인간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그러나 우리가 지상의 예절에서도 홈이 없도록 보이기 위해 헌장을 제정할 날을 엄숙하게 따로 정하고, 그 헌장을 신의 법, 즉 신의 말씀에 근거를 두도록 하고, 그 위에 왕관을 놓음으로써 세상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하자. 우리가 인정하는 군주제가 있다면, 아메리카에서는 '법이 왕'인 군주제다. 왜냐하면 절대국가에서 왕이 곧 법이듯이,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법이 반드시 왕이어 야하지 다른 것이 왕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관이 앞으로 잘못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의식이 끝나면 그 왕관을 깨뜨려 인민들 사이에 뿌리도록 하자. 그렇게 하는 것은 그들 인민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자연권이 바로 국가다. 그리고 누구든 인간사의 불완전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다음 사실을 확신할 것이다.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동안에 냉정하고 용의주도한 방법으로 우리 자신의 정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처럼 흥미로운 일을 시간과 기회에 내맡기는 것보다 더욱 현명하고 안전하다. 만일 우리가 지금 그것을 게을리하면, 뒤에 마자니 엘로 같은 자들이 들고 일어나, 널리 퍼진 불안상태를 틈타 절망한 사람들과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규합해 스스로 통치권을 장악함으로써 대홍수처럼 대륙의 자유를 휩쓸어버릴지도 모른다. 만일 아메리카의 통치권이 다시 영국의 손에 들어간다면 만사가 불안한 상태가 될 것이고, 그런 상태는 절망적인 모험가들로 하여금 자신의 운수를 다시 시험해보도록 하는 유혹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우에 영국은 어떤 구원을 해줄 수 있겠는가? 영국이 그런 소식을 듣기도 전에 치명적인 일은 모두 끝나고, 우리는 정복자의 억압 아래 비참한 영국인들처럼 고통을 받게 되리라.  
 
69 우리에게 조화와 화해를 말하는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지나간 세월을 우리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가? 그대들은 창녀에게 과거의 순결을 되돌려줄 수 있는가? 마찬가지로 그대들은 영국과 아메리카를 화해시킬 수 없다. 이제 마지막 밧줄은 끊어졌고, 영국민들은 우리의 독립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 자연이 용서할 수 없는 침해행위가 있다. 그런 침해행위를 용서한다면 그것은 자연일리가 없다.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을 강탈한 자를 용서할 수 없듯이, 대륙은 영국의 살인자들을 용서할 수 없다. 신은 우리가 선량하고 현명한 목적을 달성하도록 우리에게 그런 불멸의 감정을 심어주었다. 그런 감정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신의 이미지를 수호한다. 그것은 우리를 다른 동물의 무리로부터 구별한다. 만일 우리가 애정에 냉담하다면 사회계약은 무너지고, 정의는 지상에서 근절되거나 임시적으로만 존재하게 되리라. 우리가 정신적으로 입는 상처가 정의감을 자극하지 않는다면, 강도와 살인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도망갈 수 있으리라.  
 


인권

212 아메리카와 프랑스의 혁명,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생긴 징조로 볼 때 국가제도에 대한 세계의 의견이 바뀌었고, 혁명이 정치적 계산의 범위를 벗어났음이 분명해졌다. 거대한 변화를 낳은 원인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한 시간과 환경의 변화는 너무나도 기계적이기 때문에 혁명을 일으킨 정신력이나 사고의 속도를 측정할 수 없다. 모든 낡은 국가들은 이미 나타났고 두 번 다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혁명들에 충격을 받았고, 이제 유럽에 전면적인 혁명이 터진다고 해도 그보다 더한 놀라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세습적 군주제 국가조직 아래서 사람들이 시달리는 비참한 처지, 즉 어떤 권력에 의해 집에서 끌려나오거나 다른 권력에 의해 쫓겨나고, 적에 의한 것보다도 세금에 의해 더욱 가난해진 처지를 조사하면, 그런 조직이 나쁘고, 국가의 원리와 구조에서 전반적인 혁명이 필요함이 명백해진다.  

국가란 국민의 일을 처리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특수한 개인이나 가족의 소유물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그럴 수도 없으며, 다만 그 부담으로 유지되는 전 공동체의 소유물이다. 그리고 폭력이나 계략에 의해 그것이 침해되고 세습화됐다고 해도, 그 침해가 관련되는 권리를 변경할 수는 없다. 주권이란 오직 국민에 속하는 것이지 어느 개인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국민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국가형태를 언제라도 폐지하고 자신의 이익, 의향, 행복에 적합한 국가를 수립할 불멸의 생득권을 가진다. 인간을 왕과 신민으로 구분하는 몽상적이고 야만적인 일은 궁정인의 조건에는 맞을지 몰라도 시민의 조건에는 맞지 않는다. 또한 그 구분은 현존하는 여러 국가가 입각하는 원리에 의해 이미 무너졌다. 모든 시민은 주권자 중 하나이므로 누구도 개인적으로 그들을 예속할 수 없다. 그는 오직 법률에만 복종할 수 있다.   

214 미국과 프랑스의 혁명을 통해 우리가 지금 세계에서 보는 것은 사물의 자연적 질서의 변화이고, 진리와 인간 존재처럼 보편적인 원리의 체계이며, 도덕과 정치적인 행복과 국민적 번영의 결합이다.  
1.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도 평등한 권리를 갖고 태어난다. 따라서 사회적 차별은 공공의 이익을 근거로 해서만 있을 수 있다.  
2. 모든 정치적 결사의 목적은 자연적이고 소멸될 수 없는 인간의 권리를 보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권리란 자유, 재산, 안전 그리고 압제에 대한 저항 등이다.  
3. 모든 주권의 근원은 본질적으로 국민이다.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명백히 국민에게서 나오지 않은 권위를 행사할 수 없다. 
이러한 원리에는, 야심을 부채질하여 국민을 혼란 속에 몰아넣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지혜와 능력을 불러일으켜 그것을 공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지, 특별한 부류의 사람들이나 가족들의 이득과 부강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군주의 주권이라고 하는 인류의 적이자 불행의 원천은 제거됐다. 그리고 주권 자체는 그 자연적인 원래의 자리, 죽 국민에게 되돌아왔다. 이것이 전유럽을 통해 이루어지면 전쟁의 원인은 사라지리라.  

216 전쟁은 낡은 구조위의 국가체제이므로, 국민들이 서로 품는 적개심은 그 체제의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그 국가정책이 자극시킨 것에 불과하다. 각 국가는 각각 자기 국민의 감정을 격화시키고 그들의 적개심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타국의 배신, 음모, 야망을 비난한다. 인간은 잘못된 국가제도라는 매개물을 통하지 않고서는 인간의 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왕들의 야망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국가의 원리를 비난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을 개혁하려는 대신, 그 체제를 개혁하는데 국민의 지혜를 사용해야 한다.  

지금도 통용되는 국가의 형태와 원리가 국가수립 당시의 세계 실정에 맞는 것이었는가 하는 여부는 여기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낡으면 낡을수록 그것은 사물의 현 상태에 대한 적실성이 낮다. 시간, 환경, 의견의 변화는 그것들이 관습과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이 국가형태를 퇴화시키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민의 번영을 가장 크게 증대시키는 농업, 상업, 공업 및 평온한 기술은 낡은 세계의 실정 아래서 요구된 것과는 다른 국가체제, 그리고 그 운용을 지도할 다른 종류의 지식을 요구한다.  

인류의 계몽된 상태로 미루어 볼 때 세습국가가 몰락의 단계에 들어섰고, 국민주권과 대표제 국가라고 하는 광범한 기반 위에 유럽에서 혁명이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므로 혁명의 도래를 예견하고 이성과 화해로 혁명을 수행하는 것은, 그것을 폭발적인 사건에 맡기는 것보다 현명한 행동이리라. 

지금껏 우리가 봐온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정치의 세계에서 개혁이 불가능한 부분은 없다. 모든 것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혁명의 시대의 특징이다. 전쟁체제를 유지하는 궁정의 음모는 그것을 없애려는 국민의 연합을 조장하리라. 그리고 자유국가의 발전을 보호하고 국민 상호간의 문명을 발전시키려는 유럽회의도 프랑스와 아메리카의 혁명 및 동맹 이상으로 실현 기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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