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장섭: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

당시삼백수 - 10점
손수.장섭 엮음, 신동준 옮김/인간사랑

 

역자 서문 21
형당퇴사서蘅塘退士序 27

제1장 오언고시五言古詩 29
제2장 오언고시악부五言古詩樂府 111
제3장 칠언고시七言古詩 133
제4장 칠언고시악부七言古詩樂府 277
제5장 오언율시五言律詩 343
제6장 칠언율시七言律詩 489
제7장 칠언율시악부七言律詩樂府 603
제8장 오언절구五言絶句 609
제9장 오언절구악부五言絶句樂府 643
제10장 칠언절구七言絶句 653
제11장 칠언절구악부七言絶句樂府 719

부록 1 – 당나라 역사 개관 735
부록 2 – 당시의 시대적 구분과 격률 756
부록 3 – 당시 작가 소개 763
부록 4 – 당시 작가 연표 792

 


이상은李商隱, 야우기북夜雨寄北 [2024.03.20]

君問歸期未有期
군문귀기미유기
巴山夜雨漲秋池
파산야우창추지
何當共剪西窗燭
하당공전서창촉 
卻話巴山夜雨時
각화파산야우시

[선생님 번역]
그대는 묻는다, 돌아올 날을, 기일은 없다
파산의 밤비가 가을 연못에 넘쳐 흐른다
언제쯤에나 함께 서창의 촛심을 자를 것인가
돌이켜보며 파산에 밤 비 내리던 때를 말할 수 있겠는가

[옮긴이 번역]
돌아올 날 물었으나 아직 기약 없는데
파산에 밤비 내려 감을 연못 물 불었네
언제 함께 서쪽 창 촛불 심지 자르며
파산에 밤비 내리던 때를 다시 얘기할까


유방평劉方平, 월야月夜 [2024.04.17]

更深月色半人家, 北斗闌干南斗斜
갱심월색반인가  북두난간남두사

今夜偏知春氣暖, 蟲聲新透綠窗紗
금야편지춘기난  충성신투녹창사

[선생님 번역]
밤 깊은 때 달빛 집의 반을 비추고  /  북두성은 하늘을 가로질렀고 남두성은 서쪽에 비스듬하다
오늘 밤 유난히 봄기운 느껴지고  /  벌레소리 처음으로 푸른 비단 창을 뚫는다

[옮긴이 번역]
밤 깊어 달빛이 인가 반쯤 비추자  /  북두성 비스듬하고 남두성 기우네
오늘 밤에야 봄기운 따뜻한 줄 아니  /  벌레소리 처음 비단 창으로 들어오네


장구령張九齡,  감우感遇 - 其四 [2024.04.29]

江南有丹橘 經冬猶綠林
강남유단귤 경동유록림
豈伊地氣暖 自有歲寒心 
개이지기난 자유세한심

可以薦嘉客 奈何阻重深
가이천가객 나하조중심
運命惟所遇 循環不可尋
운명유소우 순환불가심

徒言樹桃李 此木豈無陰 
도언수도리 차목개무음

[선생님 번역]
강남에 단귤이 있어  /  겨울을 지내면서도 푸른 숲이다
어찌 여기가 따뜻해서인가  /  스스로 추위를 견디는 마음을 가져서이다

귀한 손님에게 올릴 만도 하겠으나  /  어찌 그리 험하고도 먼가
운과 명은 우연에 달렸을 뿐  /  도는 것을 찾을 수는 없다

 복숭아와 오얏만을 심는다고들 말하지만  /  이 나무라고 어찌 그늘이 없겠는가

[옮긴이 번역]
강남의 붉은 귤은  / 겨울 지나도 푸른 숲 이루다
어찌 이곳 기운이 따뜻하기 때문일까  /  스스로 추위 이기는 마음 있기 때문이지

귀한 손님에게 드릴 수도 있으련만  /  길이 험하고 먼 것을 어찌할까
운명이란 우연히 만나는 것일 뿐  /  돌고 돌기에 좇을 수 있는 게 아니지

부질없이 복숭아와 자두나무 심으라고 말하지만  /  이 나무엔들 어찌 쉴 만한 그늘이 없을까


왕유王維, 송별送別 [2024.05.14]

下馬飲君酒 問君何所之  
하마임군주 문군하소지 
君言不得意 歸臥南山陲  
군언부득의 귀와남산수  
但去莫復問 白雲無盡時 
단거막복문 백운무진시 

[선생님 번역]
말에서 내려 술을 마시게 하며  /  그대에게 묻는다, 어디에 머물 것인지.
그대 말하길, 뜻한 바 같지 않아  /  남산 자락으로 돌아가 눕겠다고. 
그저 가시라, 다시 묻지 않을테니  /  흰 구름 없어질 때는 없으리니

[옮긴이 번역]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술 권하며 / 묻기를 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그대가 대답키를 뜻을 얻지 못해 / 돌아가 남산 기슭에 누울 거라 했지
그럼 가시게 다시 묻지 않을터이니 / 백운은 자족하지 못한 적이 없지

이상은李商隱, 등낙유원登樂游原 [2024.05.23]

向晚意不適 驅車登古原
향만의부적 구거등고원
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
석양무한호 지시근황혼

[선생님 번역]
저물녘 마음이 좋지 않아
수레 몰아 옛 언덕에 올랐다
저녁 볕 끝없이 좋구나 [저녁 볕 한 없이 좋다만]
해질 때 가까우니 [해질 때 가깝구나]

[옮긴이 번역]
저녁 때 마음이 울적하여
수레 몰아 옛 동산 오르다
석양은 한없이 좋기만 한데
황혼이 다 된 게 아쉬울 뿐이다.


유종원柳宗元, 강설江雪 [2024.05.30]

千山鳥飛絕 萬徑人蹤滅
천산조비절 만경인종멸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고주사립옹 독조한강설

[선생님 번역]
온 산에 새 날아감 끊기고
온 길에 사람 자취 사라졌다
배 한 척에 도롱이 삿갓 쓴 늙은이
눈 내린 강 홀로 낚시하는 차가움

[옮긴이 번역]
산마다 새가 나는 것 그치고
길마다 사람 발길 끊어졌다
쪽배에 도롱이 입고 삿갓 쓴 노인
홀로 눈 오는 찬 강에서 낚시하다

 

이백李白, 월하독작月下獨酌 [2024.06.13]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화간일호주 독작무상친
舉杯邀明月 對影成三人
거배요명월 대영성삼인
月既不解飲 影徒隨我身
월기불해음 영도수아신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잠반월장영 행락수급춘
我歌月徘徊 我舞影零亂
아가월배회 아무영령란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성시동교환 취후각분산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
영결무정유 상기막운한

[선생님 번역]

꽃들 사이에 술 한 병 놓고 서로 아는 이 없이 혼자 마신다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불러 그림자를 마주 하니 세 사람이 되었다
달은 어차피 마실 줄 모르니 그림자만 그저 내 몸을 따른다
잠깐 달에게 곁을 주고 그림자를 데려 왔으니 마땅히 봄에 이르도록 즐거움을 이으리라
내 노래에 달은 이리저리 내 춤에 부서지는 그림자
맨 정신일 때 함께 기쁨을 나누고 깨어서는 각기 나뉘어 흩어진다
길이 맺어진 정 없는 사귐 머나먼 은하수를 서로 기약하리

[옮긴이 번역]
꽃나무 사이에서 한 동이 술을 친구 없이 혼자 술을 마시다
잔 들어 밝은 달을 맞고 그림자를 마주하니 셋이 친구가 되네
달은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하니 그림자만 부질없이 나를 따라 다니는데
잠시 달과 그림자 벗 삼은 것은 봄이 다 가기 전 즐겨야 하기 때문이지
내가 노래하자 달이 배회하고 내가 춤추자 그림자가 어지러운데
깨어서는 우리 서로 기뻐하고 취해서는 각자 나눠 흩어지네
정에 얽매이지 않는 영원한 교제 맺어
저 멀리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기약하자

 

왕유王維, 상사相思 [2024.06.27]

紅豆生南國 春來發幾枝
홍두생남국 춘래발기지
願君多采擷 此物最相思
원군다채힐 차물최상사

 

[선생님 번역]
남녘에 자라는 홍두나무
봄이 와 몇 가지 벋었으리
그대, 많이 따두시길
그 열매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니 

 

[옮긴이 번역]

홍두는 남방에서 자라니

봄 오면 몇 가지서 피겠지

원커대 그대여 많이 따시게

이걸 보면 내 생각 많이 나리라

 

 

가도賈島,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2024.07.08]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송하문동자 언사채약거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지재차산중 운심부지처 

 

[선생님 번역]
 소나무 아래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을 캐러 가셨다 말하며,
이 산에 계시기는 하겠으나 구름이 감추고 있어 머무시는 곳을 알지 못한다고

 

[옮긴이 번역]
소나무 아래사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초 캐러 갔다고 하다
기껏 이 산중에 있을 터이나 구름 깊어 간 곳 알 길 없다

題李凝幽居
閒居少隣幷 草徑入荒園
한거소린병 초경입황원
鳥宿池邊樹 僧推(敲)月下門
조숙지변수 승퇴(고)월하문
過橋分野色 移石動雲根
과교분야색 이석동운근
暫去還來此 幽期不負言
잠거환래차 유기불부언

한가롭게 사니 이웃 울타리 적고 풀길은 거친 정원으로 들어간다
새는 연못가 나무에 깃들고 중은 달빛 아래 문을 민다(두드린다)
다리를 지나 들 빛이 나뉘고 구름은 바위를 옮기듯이 움직인다
잠시 갔다가 여기 돌아 온 것은 아득한 기약을 저버릴 수 없어서

 

 

왕창령王昌齡, 새하곡塞下曲 [2024.07.15]

飮馬渡秋水 水寒風似刀
음마도추수 수한풍사도

 平沙日未沒 黯黯見臨洮
평사일미몰 암암견림조

昔日長城戰 咸言意氣高
석일장성전 함언의기고

黃塵足今古 白骨亂蓬蒿
황진족금고 백골난봉호

[선생님 번역]
가을, 말에 물먹이며 건너는데 물은 차갑고 칼바람 분다
가지런한 모래밭, 해도 저물지 않았는데 임조성은 희끄무레 보인다
오래 전, 장성 싸움들 뜻과 기세가 높았다고들 한다
이제나 예나, 누런 티끌 가득 차고 썩고 남은 뼈들 들풀 속에 어지럽다

[옮긴이 번역]
말에게 물 먹이려 가을 물 건너니 물은 차갑고 바람은 칼날 같다
넓은 사막엔 해가 지지 않았는데 흐릿하게 임도가 보이네
옛날 장성에서 적과 싸울 때 의기도 높았다고 모두 말했지
누런 먼지 속에 세월은 가고 백골이 쑥대밭에 나뒹구네

 

 

이백李白, 청평조淸平調 - 其三 [2024.08.01]

名花傾國兩相歡 常得君王帶笑看   
명화경국양상환 상득군왕대소간

解釋春風無限恨 沈香亭北倚欄干
해석춘풍무한한 침향정북의난간

[선생님 번역]
이름난 꽃 나라를 기울일 아름다운 여인, 서로 기뻐하니
웃음띤 임금[의 시선]을 언제나 사로잡는다.
봄바람에 끝없는 시름 풀어 버리고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었다.

[옮긴이 번역]
모란과 경국지색 다 좋으니
군주가 웃음 띠며 바라보네
춘풍의 끝없는 한 풀어주니
몸을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네

 

 

이백李白, 청평조淸平調 - 其一 [2024.08.21]

雲想衣裳花想容 春風拂檻露華濃
운상의상화상용 춘풍불함노화농

若非群玉山頭見 會向瑤臺月下逢
약비군옥산두견 회향요대월하봉

[선생님 번역]
구름을 저고리와 치마로 여긴듯, 꽃을 얼굴로 여긴듯
봄 바람 난간에 스치고 이슬 맺힌 꽃 짙어졌다
군옥산에서 마주치지 못했으면
요대 달 아래서 만날 것이니

[옮긴이 번역]
구름은 옷, 꽃은 얼굴 생각나게 만드니
봄 바람 난간 스칠 때 이슬 촉촉이 맞네
만약 군옥산 꼭대기서 본 게 아니라면
요대의 달빛 아래서 만난게 틀림없네

 

 

이백李白, 청평조淸平調 - 其二 [2024.08.29]

一枝濃艶露凝香 雲雨巫山枉斷腸
일지농염노응향 운우무산왕단장

 

借問漢宮誰得似 可憐飛燕倚新粧
차문한궁수득사 가련비연의신장

[선생님 번역]
한 가지 진하고 고우며, 이슬이 향기를 머금었다
구름이 되고 비가 되겠다던 무산[신녀神女]에 헛되이 애끓는다
한나라 궁실에서 누가 이와 같을까 묻는다,
가엾고 불쌍한 비연이 새롭게 단장을 한다면

[옮긴이 번역]
붉고도 고운 꽃가지 향기롭게 맺힌 이슬
무산신녀 공연히 초왕의 애만 태우네
묻건대 한나라 궁궐에선 누가 이와 같을까
가냘픈 조비연 단장 마친 뒤 이와 같으리라

 

 

이백李白, 야박우저회고夜泊牛渚懷古 [2024.09.19]

牛渚西江夜 靑天無片雲
우저서강야 청천무편운
登舟望秋月 空憶謝將軍
등주망추월 공억사장군
余亦能高詠 斯人不可聞
여역능고영 사인불가문
明朝挂帆席 楓葉落紛紛
명조괘범석 풍엽낙분분

[선생님 번역]
우저산 서쪽 장강의 밤
파란 하늘 구름 한 조각 없다
배에 올라 가을 달 바라보며 
사장군 생각 쓸쓸히
나 또한 시를 높이 읊조리나
그 사람은 들을 수 없다
내일 아침 돛을 걸면
단풍 잎 떨어져 이리저리 흩어질 터


[옮긴이 번역]
우저산 서쪽 배를 댄 장강의 밤
청천엔 조각구름 하나 없다
배에 올라 가을 달 바라보니
공연히 사 장군이 생각나다
나 역시 시를 즐겨 읊지만
그분처럼 들어줄 사람 없다
내일 아침 돛 올리고 떠나면
단풍잎만 어지러이 떨어지리라

 

왕유王維, 추야곡秋夜曲 [2024.10.02]

桂魄初生秋露微 輕羅已薄未更衣 
계백초생추로미 경라이박미갱의
銀箏夜久殷勤弄 心怯空房不忍歸 
은쟁야구은근농 심겁공방불인귀

[선생님 번역]
초승달 이제 떠올랐고 가을 이슬 어렴풋
비단 옷 벌써 얇으나 갈아 입지 않으리라
밤 길도록 은쟁을 부지런히 뜯으며
마음 두려워 빈 방으로 차마 돌아가지 못하니

[옮긴이 번역]
달이 막 뜨자 가을 이슬 조금 내리고
비단 옷 엷건만 아직 갈아입지 않았네
은장식 쟁을 밤 깊도록 은근히 타니
공방 두려워 침소로 돌아가지 못하네

 

왕유王維, 소장소부 酬張少府 [2024.10.16]

晩年惟好靜 萬事不關心 
만년유호정 만사불관심
自顧無長策 空知返舊林
자고무장책 공지반구림
松風吹解帶 山月照彈琴
송풍취해대 산월조탄금
君問窮通理 漁歌入浦深
군문궁통리 어가입포심 

 

[선생님 번역]
나이 드니 조용함을 좋아할 뿐
온갖 일에는 마음두지 않는다.
스스로 돌이켜보아도 좋은 계책 없어
옛 숲으로 쓸쓸히 돌아와야 함을 알겠다,
소나무 바람부니 허리띠 풀고
산에 뜬 달 빛 비치니 거문고 타던.
그대 출세의 이치를 물으나
어부 노래* 부르며 포구 깊숙히 들어갈터이니.

어부노래(漁歌). 초楚나라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詞를 가리키는 듯.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 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내 발을 씻는다)

 

[옮긴이 번역]

늙으니 고요한 게 좋아져

만사에 관심이 없어지다

스스로 돌아봐도 좋은 계책 없어

다만 옛터로 가는게 좋은 줄 알다

솔바람 불어오면 허리띠 풀어놓고

산 위에 달이 뜨면 거문고 타다

그대가 은거와 출사 뜻 물었지만

어부 노래가 포구 안까지 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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