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05 파시즘 3


파시즘 - 10점
케빈 패스모어 지음, 이지원 옮김/교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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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재에서 되살아난 불사조?


2차세계대전 이후 서구에서 등장한 파시스트적 극우 정치운동과 정당들

독일의 경우 파시스트 단체 결성이 헌법에 위배, 기적적 경제성장과 정치적 안정으로 파시스트 당들이 출현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사회는 불안정했으나 파시스트가 용인되지는 않았다.

이탈리아 사회운동당(Movimento Sociale Italiano, MSI), 북부연맹(Lega Nord)

미국의 애국운동(Patriot Movement): 내셔널리즘, 대중주의, 반공산주의에 매우 강력한 자유지상주의가 결합, 연방정부에 대한 적대감

프랑스 국민전(Front National)


현대 서구 극우운동의 공통점들

세계화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 기성의 권력을 파시즘으로 재정의, 자유주의와 내셔널리즘의 연결, 신보수주의적 지구경제의 결과, 서구경제의 탈산업화에 따른 젊은 노동자들의 극우화





지난 시간에 전간에 있었던 파시즘과 현대의 극우운동 사이에는 실질적인 연속성이 있고, 그에 못지 않고 차이점도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무작정 과거에도 이런 것이 있었다 그러니 오늘날 나타난 이런 현상들이 과거의 것과 다르지 않다고 얘기하게 되면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구별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게 되면 사실 우리가 오늘날 서구사회에서 발견하게 되는 극우 운동들에 대해서 일괄적으로 파시즘으로 말해버리면 그것들에 대한 정확한 개념적 이해가 되지 않고, 그러다 보면 그에 대한 처방도 늘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다.


마찬가지로 제6장의 처음인 162페이지를 보면 움베르토 에코가 1995년에 쓴 글이 하나 인용되서 나온다. 우르-파시즘(ur-fascism, '시간을 초월한 파시즘'). 시간을 초월했다기 보다는 영원한 파시즘이다. 언제 어디서나 파시즘 얘기를 하고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영원한 파시즘이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그것은 때로 제복이 아닌 평범한 사복 차림이다." 이에 대해서 저자도 그것에 대해서 얘기한다. "에코의 호소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지만, 현대 사회의 파시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만약 파시즘이 '사복' 차림일 수 있다면, 우리를 둘러싼 수없이 많은 운동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파시즘적인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에코의 글을 읽으면 얼핏 보면 멋있어 보이는데, 사실 파시즘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파시즘하고 비슷한 것만 있으면 파시즘이라고 가져다 붙이는 것에 불과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OO이다'라는 전칭긍정판단은 학문에서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는 판단이다. 항상 그 안에 들어있는 분별과 구별과 구분에 대해서 유념할 필요가 있다.


172 우르-파시즘(ur-fascism, '시간을 초월한 파시즘')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그것은 때로 제복이 아닌 평범한 사복 차림이다.


173 에코의 호소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지만, 현대 사회의 파시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만약 파시즘이 '사복' 차림일 수 있다면, 우리를 둘러싼 수없이 많은 운동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파시즘적인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는 에코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저자의 말을 보면 "에코는 학문적 탐구를 위한 기본 규칙 하나를 어겼다. 어떤 명제가 유용하려면 그것을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그 명제가 참이 아님을 드러낼 수 있는 증거가 이론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모든 것이 파시즘이다 라는 명제는 아닌게 없는 것. 파시즘이라는 이름 아래 속하는 여러가지 것들이 굉장히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모든 것을 파시즘이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단 그래서 "사후의 파시즘"은 1945년 이후에 파시즘적 성향을 띤 사회 또는 극우 운동들을 나열한다. 독일의 경우와 이탈리아, 에스파냐, 미국의 운동들을 얘기한다. 또한 이탈리아 사회운동당, 북부연맹들이 여러 변천이 있었고 또 그런 변천 속에서 파시즘 성격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에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유독 드러났던 것이 프랑스 국민전선인데 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181페이지에 있다.


173 에코는 학문적 탐구를 위한 기본 규칙 하나를 어겼다. 어떤 명제가 유용하려면 그것을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그 명제가 참이 아님을 드러낼 수 있는 증거가 이론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독일은 명백하게 파시스트 단체를 결성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 기적적인 경제성장과 정치적인 안정을 이룩하면서 파시즘이 생겨날 여지를 많이 줄였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사회가 불안정하기는 했으나 파시스트가 용인되지는 않았다. 또 미국은 정통적으로 연방정부에 대한 적대감이 강한 지역들이 있다. 내셔널리즘, 대중주의, 반공산주의와 같은 것들에 자유지상주의가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애국운동이라 하는데 이것이 파시즘적이 성격을 띠고 있다.


175 독일에서 반민주적인 정당의 설립은 헌법에 위배되며, 좌우를 망라한 그 동안의 정권은 모두 파시스트 단체의 결성을 금지해왔다. 전후 기적적인 경제 성장과 정치적 안정이 지속된 덕분에, 독일의 그 어떤 정당도 이 금지령을 어길 수 없었다. 이탈리아 사회는 상대적으로 덜 안정적이었다.


177 애국운동은 1993년 2월에 FBI가 텍사스 주 웨이코의 한 종교집단 본부를 포위한 후 7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생겨난, 다양한 무장단체들의 집합체이다.


177 애국운동에 속한 무장단체들은 파시스트나 현대 유럽 극우세력들과 마찬가지로 내셔널리즘, 대중주의, 반공산주의를 특징으로 하지만, 매우 강력한 자유지상주의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그 다음에 국민전선. 일단 극우파는 아니다. 왜냐하면 나치에 부역했기 때문이다. 이민자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고자 했던 몇몇 단체의 연합으로 시작했고, 장 마리 르 펜을 대표로 선출했다. "어떤 측면에서 FN은 파시즘과 유사하다." "여러 갈래의 지지자들을 통합하고 광범위한 유권자에게 호소하려는 방편으로 '국민'이라는,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쉬운 명칭을 채택했다." 모호한 것이 국민전선의 정책 중에 아주 두드러지는 것인데 "FN은 인종주의를 부인하지만, 민족 정체성을 옹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민자의 본국 송환을 주장한다. FN의 사회정책은 '국민우선권'으로 요약된다. 이것은 주택, 복지, 교육 정책에서 '프랑스인'에게 우선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골치아픈 문제이다. 일관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준군사조직을 거느리지도 않고 그러니까 인종주의가 아니니까 파시즘은 아니라고 하지만 "FN은 파시즘의 수용가능성을 더욱 높이려는 의도에서 출발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FN은 다수 의지의 절대적 집행을 민주주의와 동일시하는 경향을 이용하며, 민주주의에서 다양성과 관용을 떼어놓는다." 다양성과 관용을 떼어놓기 때문에 파시즘과 비슷해지는 지점이 있다는 것.


181 1945년 이후 프랑스에서, 어떤 운동이 정치적 영향력을 추구하면서 파시스트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란 이탈리아에서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었다. 프랑스 고유의 극우 전통과 밀접히 연관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았다. 1972년에 결선된 국민전선은 이러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 FN은 이민자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고자 했던 몇몇 단체의 연합으로 시작했고, 이들은 장 마리 르 펜을 대표로 선출했다.


182 어떤 측면에서 FN은 파시즘과 유사하다.


182 FN은 여러 갈래의 지지자들을 통합하고 광범위한 유권자에게 호소하려는 방편으로 '국민'이라는,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쉬운 명칭을 채택했다.


183 FN은 인종주의를 부인하지만, 민족 정체성을 옹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민자의 본국 송환을 주장한다. FN의 사회정책은 '국민우선권'으로 요약된다. 이것은 주택, 복지, 교육 정책에서 '프랑스인'에게 우선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184 FN이 과거의 파시스트들처럼 준군사조직을 거느리지는 않는다.


184 FN은 파시즘의 수용가능성을 더욱 높이려는 의도에서 출발했을 수도 있다.


184 FN은 다수 의지의 절대적 집행을 민주주의와 동일시하는 경향을 이용하며, 민주주의에서 다양성과 관용을 떼어놓는다.


현대의 극우는 지금 본 것처럼 독일, 이탈리아, 미국이나 또는 프랑스가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저자는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내려고 하는데 그게 바로 "설명"에서 제시된다. 189페이지를 보면 "세계화에 대한 반발은 명백히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라고 하는 것은 그냥 경제적 세계화 이렇게 볼 것이 아니라, 세상이 여기저기서 뒤섞여서 살게 되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도 세계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식탁에도 중국산 채소가 올라온다든가 하는 것도 세계화의 사건이다. 그러다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외국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살기도 하고, 반대도 그렇다. 당장의 호남과 영남 사람들 사이에 약간의 적대감이 있는 것처럼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끼리 그런 적대감과 혐오감이 없을 수 없다. 거의 인가의 본능과 같은 것이다. 그것을 억제하는 것은 지성의 힘이고 배움의 힘인데 이것이 약간만 흐트러지면 자연스럽게 혐오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 같은 경우에는 "서유럽의 극우는, 마치 미국의 극우과 UN을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EU를 세계화의 앞잡이로 규탄한다. 동유럽의 신생민주국이 EU로 통합되면서, 동쪽으로부터 유입되는 새로운 이민자의 물결에 대한 두려움이 촉발되었기 때문이다." 같은 백인들끼지 뭘 그렇게 다투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한국, 일본, 중국 사람들을 서양사람들이 보기에는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아도 우리는 다 식별할 수 있다.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유태인과 라틴사람이 구별 안되지만 그들은 구별한다.


189 세계화에 대한 반발은 명백히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89 서유럽의 극우는, 마치 미국의 극우과 UN을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EU를 세계화의 앞잡이로 규탄한다. 동유럽의 신생민주국이 EU로 통합되면서, 동쪽으로부터 유입되는 새로운 이민자의 물결에 대한 두려움이 촉발되었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반발이 극우운동의 출발점이다. 두번째로는 극우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가 증가한 이유는 68운동을 지내면서 기성권력을 파시즘으로 재정의한 것. 그리고 극단적인 내셔널리즘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서구에서의 뉴라이트이다. "뉴라이트는 1968년 학생 운동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났다." 유럽에서 뉴라이트운동은 극단적인 국가주의다. 외국인 혐오와 비관용 이런 것들이 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종주의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뉴라이트는 한 민족의 고유한 특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소수족에 대한 차별이 불가피하며, 그것은 모든 인종이 자신의 순수성을 지킬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190 오늘날 극우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가 증가한 첫째 이유는 더는 반파시즘이 정치 지형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190 1968년의 학생운동은 의도와 달리 반파시즘을 더욱 약화했다.


190 뉴라이트는 1968년 학생 운동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그들은 전통적으로 우익이 기대온 영감의 원천에 일부 자유주의 사상을 결합함으로써, 보편적인 민주적 가치의 전복을 꾀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구축했다.


191 뉴라이트는 한 민족의 고유한 특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소수족에 대한 차별이 불가피하며, 그것은 모든 인종이 자신의 순수성을 지킬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보수주의.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로 받아들여졌는데 원래는 신보수주의이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으로 대표되는 신보수주의. 신보수주의자들은 전 지구적 시장 자유화를 정당화하고 옹호했는데 이것은 어떻게 보면 소수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2 1980년대, 영국의 마거릿 대처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으로 대표되는 신보수주의자들이 좌파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193 신보수주의자들은 전 지구적 경쟁의 시대에 국력을 강화한다는 논리로 시장 자유화를 정당화했다.


사실 신보수주의가 전세계의 시장을 하나로 묶는 것을 강력하게 추구했다. 그러다보니 서구경제가 탈산업화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반발이 생겨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극우파에 우호적인 젊은 노동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을 프랑스 국민전선은 받아들여서 "FN은 좌파가 아닌 우파와 정치적으로 협력한다." 그리고 "2000년대에 이르러 FN은 대체로 신보수주의를 포기했고, 외국인 노동자와 시계화로부터 프랑스인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입장을 채택했다." 그러다 보니 극우가 빈곤 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서구 경제의 탈산업화로 인해 지난 수십 년간 비숙련 남성 노동자들의 실업률이 증가했다는 사실에 있다." 결과적으로 유럽의 극우파는 부유층과 전문직 여성에게 반감을 품게 된다. 그래서 보수정당은 외국인 혐오를 이용하게 되고, 반이민정책은 존중 받아 마땅한 의제가 되었다.


194 FN은 좌파가 아닌 우파와 정치적으로 협력한다.


194 2000년대에 이르러 FN은 대체로 신보수주의를 포기했고, 외국인 노동자와 시계화로부터 프랑스인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입장을 채택했다.


194 FN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도 극우가 빈곤 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195 이 같은 현상의 명백한 원인 중 하나는, 서구 경제의 탈산업화로 인해 지난 수십 년간 비숙련 남성 노동자들의 실업률이 증가했다는 사실에 있다.


195 결과적으로 극우는 부유층과 전문직 여성에게 반감을 품는다.


정리하자면 현대의 유럽의 극우파들은 일단 상황자체가 전지구적 경제화가 진행되면서 그것이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집약되는데, 그러면 이것저것 섞이게 된다. 유럽은 탈산업화가 강력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성의 권력들에 대한 불신이 생겨나게 되고, 그러면서 외국인 혐오와 인종주의가 결합하면서 내셔널리즘이 강력하게 됐다. 그리고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극우파의 주장에 대해서 우호적인 젊은 노동자들이 생겨나게 된다. 이런 것들을 보게 되면 전간기 파시즘과 연속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런 까닭에 전간기가 선례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난 시간에 말한 것처럼 연속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도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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