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05 파시즘 4


파시즘 - 10점
케빈 패스모어 지음, 이지원 옮김/교유서가


책읽기 20분 | 파시즘  [ 원문보기]

제7장 파시즘, 민족, 인종


명백한 생물학적 인종주의의 사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분리주의(apartheid)

나치 독일의 반유대주의: “유대인들을 유대교도가 아니라 하나의 인종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다.”


다문화주의: 문화적 차이는 그것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인정되어야 한다.


동화주의: 교육을 매개로 하여 문화가 다른 이들이 특정 지역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 지나친 동화주의는 폭력성을 수반하며, 현대에 ‘인종차별’이라 불리는 것들은 이러한 성격을 보인다.


현대의 극우와 인종주의

영국 국민당: 다른 인종을 증오하지는 않으나 “우리의 바람은 영국인의 종족적·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는 자주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과 교차한다.


인종적 순수성은 이룰 수 없는 꿈이며 “인종 단일화는 체계화된 편견에 불과하다.”




이 책은 파시즘의 개념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역사적으로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즉 전간기 유럽에서 등장했던 파시즘에 대한 설명부터 하는데 제6장부터 읽은 이유는 오늘날 우리가 파시즘이라는 말을 참으로 다양한 경우에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 파시즘이라는 말을 쓰는가를 먼저 보고 전간기 유럽으로 가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고 파시즘을 공부한다면, 일상적으로 특정한 개념의 범위를 지적하지 않은 채 상대를 비하하고 경멸하기 위해서 파시즘이라는 말을 쓸 때, 그럴때 과연 그러한가를 실용적인 목적이라고 한다면, 현대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사실은 파시즘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의 직접적인 목표가 되겠다. 베버적인 방법, 마르크스적인 방법 이런 것들은 학문적인 것이고 실용적인 목적에 기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물론 그런 것들을 모두 거쳐와야 실용적인 목적에 기여하는 세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즉 거꾸로 읽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제7장 파시즘, 민족, 인종에 들어가겠다. 7장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간단하게 말하면 인종주의 문제이다. 파시즘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유대인 학살이다. 이탈리아 파시즘은 그렇지 않았는데 나치는 목적자체가 유대인 학살이었다는 말이 타당하게 들릴 정도로 유대인을 규모있고 체계적으로 잔인하게 학살하였기 때문에 인종주의가 과연 파시즘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가 머릿속에 떠오르기 마련이니 이것부터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인종주의라고 하는 것은 굳이 나치즘만이 아니라, 인종주의라는 말도 여러 가지에 뭉뚱그려서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인종이라고 하는 것에 관한 개념적인 규정이 있다. 생물학적 인종주의. 그런데 가령 우리가 베트남 사람들을 차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인종주의에 근거하여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 인종주의나 민족주의는 결국 차별을 어떻게 하는가, 차이를 차별로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그 차이를 두고 인정하고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이나 법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차이를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에 있다. 그래서 그 차이를 차별로까지 가는 것을 아주 아주 넓은 의미에서 파시스트적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인종이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주 뚜렷하게 두 가지 사례가 있다. 하나가 나치의 생물학적 인종주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 헤이트의 인종분리 정권이 있다.  그런데 먼저 "가장 경직된 형태의 인종주의는 인종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흑인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있다. 그런데 무엇이 고등인종이고 무엇이 열등인종인가를 규정해놓고 거기에 열등인종은 고등인종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죽일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인종주의이고 인종차별이다. 인종주의라는 말 안에 인종차별이 은연 중에 포함되는 것이다.


202 가장 경직된 형태의 인종주의는 인종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유대인을 과연 인종차별로 말할 수 있는가 이다. 정확한 규정은 아니다. 거기서 사실은 문화적인 차이를 인종차이로 살짝 바꿔서 못된 짓을 한 것. 사실 나치가 내놓은 생물학적 인종주의는 유대인 차별주의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그것에 반대되는 것은 반인종주의이다. 인종으로 구별할 수도 있고 문화적인 차이로 구별할 수도 있다. 사실 유대인들 중에도 근본주의적인 유대인이고 있고 몰신앙적인 유대인이 있다. 그러니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혈통과 문화가 묘하게 얽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는 함께 묶을 필요가 없다. 유대인들을 유대교도가 아니라 하나의 인종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다." 이것은 인종차별이라기 보다는 유대 혈통을 가진 자들에 대한 차별이겠다.


202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는 함께 묶을 필요가 없다. 유대인들을 유대교도가 아니라 하나의 인종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다.


그리고 반인종주의는 어떠한 인종이라고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종교, 언어, 문화적 차이는 그것이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 한 온전히 수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만히 보면 종교, 언어, 문화적 차이는 결국 묶어서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반인종주의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다문화주의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다문화주의는 "문화적 차이는 그것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화주의는 교육을 받아서 살고 있는 지역에 동화될 것을 요구하는 것.


202 반인종주의자들은 종교, 언어, 문화적 차이는 그것이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 한 온전히 수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 반인종주의자 중에는 다문화주의 ━ 문화적 차이는 그것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인정되어야 한다 ━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203 그들은 누구나 한 나라에 함께 살면서 그 가치와 언어를 배우고 어쩌면 종교까지도 받아들임으로써, 그 나라의 문화에 '동화'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유념해서 봐야 하는 것은 다문화주의와 동화주의이다. 사실 현재 프랑스와 같은 곳에서 생겨나는 인종주의 문제로 착각하기 쉬운 여러 사태들, 이슬람 이주 노동자 문제와 같은 것은, 동화주의의 폭력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인종에 대한 동화주의적 사고와 생물학적 사고가 늘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 둘의 차이가 중대한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완전히 프랑스 문화를 받아들인다 하면 여성 이슬람교들이 히잡을 쓰면 안된다는 것.


204 현실적으로는 인종에 대한 동화주의적 사고와 생물학적 사고가 늘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 둘의 차이가 중대한 결과를 낳았다.


유대인을 하나의 인종으로 간주해서 인종주의적인 차별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나치즘이다. "히틀러는 인종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초적인 힘이라 믿었고, 그것은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그는 생물학적 인종주의의 모든 가정을 신봉했다." 여기서 인종주의라는 것은 혈통주의로 고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그래서 "인종 문제에 대한 나치의 우생학적 해결책, 즉 선택적 생식, 부적자에 대한 단종 수술, 건전한 인구집단을 위한 복지 입법 등이 도출되었다." 심지어 히틀러는 전세가 불리할 때에도 수많은 군인들을 전투에 투입하기 보다는 유대인 학살과 말살, 수용소 유지에 투입했다. 총 육백만 명의 유대인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들을 다 죽이려면 굉장한 인력과 자원이 투여되어야 하는데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인종말살을 폈고, 그것이 목적이 되었다. 본래 유럽의 인종적 재구성을 목표로 하는 광범위한 계획의 하나로 실시되었던 것.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킨 애초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전쟁의 과정에서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었다.


206 히틀러는 인종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초적인 힘이라 믿었고, 그것은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그는 생물학적 인종주의의 모든 가정을 신봉했다.


207 인종 문제에 대한 나치의 우생학적 해결책, 즉 선택적 생식, 부적자에 대한 단종 수술, 건전한 인구집단을 위한 복지 입법 등이 도출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히틀러와 유대관계가 강할 때는 반유대주의가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인종주의가 완전히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30년대 중반부터 파시스트 정권의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가 강화되었다. 그들은 1934~1935년부터 '아프리카인의 열등함'을 내세워 에피오피아 침략을 정당화했다." 그리고 독일과 관계가 긴밀해짐에 따라서 마지막에는 "무솔리니 정권은 공식적으로 생물학적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를 채택했다." 그런데 루마니아나 이탈리아 모두가 다 반유대주의가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었다. "1942년 11월에 프랑스 전역을 점령한 독일은 소수의 파시스트를 동원해 프랑스계 유대인과 타국 출신 유대인을 강제 추방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많은 유대인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 유럽 전역에 걸쳐서 반유대주의가 널리 퍼져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그렇다.


216 1930년대 중반부터 파시스트 정권의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가 강화되었다. 그들은 1934~1935년부터 '아프리카인의 열등함'을 내세워 에피오피아 침략을 정당화했다.


217 무솔리니 정권은 공식적으로 생물학적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를 채택했다.


220 1942년 11월에 프랑스 전역을 점령한 독일은 소수의 파시스트를 동원해 프랑스계 유대인과 타국 출신 유대인을 강제 추방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많은 유대인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현대의 극우는 실제로도 인종주의자가 아니고 또 인종주의자임을 공식적으로 부인한다. 그것이 현대 극우세력의 특징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영국 국민당의 경우에 "인종주의는 다른 종족으로 '증오'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흑인을 '증오'하지 않으며, 동양인을 '증오'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바람은 영국인의 종족적·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래놓고 영국인을 인종의 관점에서 정의한다. 영국인을 보존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인종간 결혼에 반대하고, 이민자들의 자발적 귀환을 촉구하고, 본토인을 우대하는 것. 그리고 "인종주의는 자주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과 교차한다." 사실 현대의 극우는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에서 생겨나온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 무슬림을 배척하려다 보니 결과적으로 "종족적·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으로 나온 경향이 있다. 그것을 유념해서 봐야 할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221 '인종주의'는 다른 종족으로 '증오'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흑인을 '증오'하지 않으며, 동양인을 '증오'하지 않는다.


221 우리의 바람은 영국인의 종족적·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다.


222 BNP는 강력한 이민 제한을 옹호하면, 이민자들의 자발적 귀환을 촉구한다.


222 고용 시장에서는 '본토인'을 우대해야 하고, 기업은 '본토인'의 소유로 되돌려야 한다.


223 인종주의는 자주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과 교차한다.


이렇게 보면 인종주의 또는 순수한 종족성을 보존한다는 것은 헛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극우의 정책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구현될지는 불분명하다." 여기서부터 그들의 주장이 헛된 망상인지를 말한다. "역사는 단일화가 엄청난 강제성을 수반하며 민주적·인도적 가치에 심각하게 배치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역사는 또한 인종주의의 자의성이 그것의 억압성을 더욱 심화시켰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누구도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의 미세한 유전적 차이가 문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입증한 적이 없다." 즉 인종주의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어의 없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한 마디로 인종주의는 체계화된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 문화적인 차이는 극복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해서 그것이 차이를 놓고 열등하다 우등하다고 말할 수 없다.


224 극우의 정책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구현될지는 불분명하다.


224 역사는 단일화가 엄청난 강제성을 수반하며 민주적·인도적 가치에 심각하게 배치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225 역사는 또한 인종주의의 자의성이 그것의 억압성을 더욱 심화시켰음을 보여준다.


225 그 누구도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의 미세한 유전적 차이가 문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입증한 적이 없다.


225 어떤 이들은 영국인과 아일랜드인이 서로 다른 인종이라 생각하고, 어떤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급할 필요조차 없지만, 그러한 견해차는 과학적 탐구의 결과가 아니다. 인종 단일화는 체계화된 편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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