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3) ─ 史通, 緖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4. 12. 26.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사통史通」을 듣고 정리한다.
2024.12.25 δ. 사통史通(3)
유지기의 《사통史通》을 본격적으로 읽기에 앞서서 몇 가지 자잘한 이야기들을 introduction처럼 지금 하고 있다. 지난번까지는 사통을 왜 썼는가 그리고 사통에 갖춰져 있는 것과 사통에서 결여된 것들, 전목 교수의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말했다. 오늘은 사통의 구조에 대해서 거론을 하고, 이렇게 거론함으로써 이제 introduction은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사통史通》의 구조는 형식적으로는 내편과 외편으로 되어 있다. 우리가 사통 자체를 연구하는 것은 아니고, 사통을 읽으면서 역사 공부할 때 어떤 것들을 유념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일종의 공부의 지침을 얻기 위한 것이니까, 본격적으로 이 문헌을 연구하는 사람들 처렁 깊이 있게 들어갈 필요는 없겠다. 오항년 교수가 사통의 구조와 역사 비평이라고 하는 읽기에 앞서 적어놓은 게 있다. 거기에 보면 고병익 교수의 분류가 있고, 조여보의 분류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해서 사통의 이중 구조라는 항목 표를 만들어 둔 게 있다. 이걸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겠다. 고병익 교수의 분류나 조여보의 분류나 이런 것들이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전문적인 문헌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이제 오항년 교수의 분류를 보겠다.
첫 번째 범주가 역사서의 연원과 종류이다. 내편의 편명과 외편의 편명이 좌우로 있는데, 내편과 외편은 어떻게 다른가. 대표적인 텍스트로 《장자》는 내편과 외편으로 되어있다. 오항년 교수는 사통 내편과 외편을 이중구조로 보자고 얘기했다. 내편이 먼저 쓰였고 외편이 나중에 쓰였는가 하는 얘기들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내용을 보면 내편이 본격적인 논의이고 외편은 일종의 보충이라고 되어있다. 그래서 일단 역사서의 연원과 종류가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육가六家, 이체二體, 재언載言, 목차를 보면 순서로 되어있다. 역사가의 여섯 유파가 육가六家이고, 두 갈래의 역사 체재가 이체二體이고, 말을 기록하는 역사가 재언載言으로 이 세 가지가 말하자면 역사서이겠다. 재언載言을 "정사에 대한 서술"로 보았다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정사 체재에 대한 보론이자 문제 제기의 성격"을 띄고 있다. 그래서 "말에 대한 기록은 『상서』, 사건에 대한 기록은 『춘추』, 『좌씨전』은 두 경향을 통합"한 것으로 보았다. 그다음에 역사서의 연원과 종류에서 잡술雜述을 포함시켜 놓았는데, 잡술雜述이라고 하는 것은 기타역사서이다.
흔히 중국의 역사책을 나눌 때는 기전체와 편년체로 나누는데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기전체이다. 기전체의 구조가 두 번째 범주에 있다. 그런데 기타 역사서, 잡술雜述이라고 그래서 무슨 형편없는 것들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특수사, 부문사만을 이야기할 때 이런 것들을 잡술로 포함을 시킬 수 있다. 《사통史通》 31페이지를 보면 유지기가 분류한 다양한 기타역사서라고 해서 편기는 저자가 살던 당대를 기록했지만 한 왕조를 마치지 못한 역사로, 육가의 『초한춘추』, 초나라 한나라 역사라는 얘기겠다, 그다음에 약자의 『산양공재기』, 그다음에 소록은 자신이 알고 있는 대상만 거론한 짧은 기록으로, 대규의 『죽림명사』는 죽림칠현 같은 사람들을 다룬 것이겠다, 그리고 왕찬의 『한말영웅기』는 한나라 말기의 영웅, 그다음에 일사는 버려져서 사라진 기록을 보완하는 역사이다. 일사逸事라는 것은 숨어 있을 일逸이다. 화교의 『급총기년』, 갈홍의 『서경잡기』 이런 것들이 있다. 그다음에 쇄언은 길거리나 동네에서 하는 쑥덕공론이나 잡다한 이야기. 그다음에 군서는 그 고장에 빼어난 인물을 기록한 역사. 그리고 가사는 귀족이나 화족에서 배출한 인물 또는 집안의 부모를 현창한 기록, 그다음에 별전은 훌륭한 남자나 바른 여자의 품격이나 부류에 대한 선행 기록, 그다음에 잡기는 이 세상 자연이 빚어내는 갖가지 형상에 대한 기록, 지리서는 물산과 풍속에 대한 기록, 그다음에 도읍부는 수도나 제도 이런 것들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잡술雜述인데, 이 부분은 중요한 내용인 것 같기는 하지만 사실 우리가 이런 게 있다 정도만, 그러니까 읽을 때 1장, 2장, 3장 그리고 34장은 그런 게 있구나 정도만 읽어가면 되지 않겠나 생각해본다. 《사통史通》이라는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자의 의도는 알겠고 우리가 사관에 들어가서 일을 할 사람은 아니니까 자신의 관심사를 가지고 어느 부분을 취사선택해서 읽어야겠다. 전체를 한번 훑어보기는 하는데 어느 부분을 더 좀 열심히 읽을 것인가를 봐야 한다. 그렇다면 두 번째 범주인 기전체의 구조도 그런가 보다 하면 되겠다. 기전체紀傳體라는 것은 본기本紀, 세가世家, 열전列傳, 표력表歷, 서지書志, 이렇게 5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서 본기本紀의 기紀와 하고 열전列傳의 전傳을 따서 자를 따서 기전체紀傳體라고 말한다. 그런 것처럼 여기 사마천의 《사기史記》가 이렇게 되어 있다. 세가世家에서는 공자는 제후가 아니었음에도 세가에다가 포함을 시켰다. 그다음에 열전列傳을 보면 온갖 인간들, 백이열전 이런 것들이 있다. 그런 것이 기전체의 구조인데, 이건 역시 그냥 한 번 쭉 보면 되지 않겠나 라고 생각해본다.
세 번째가 역사서의 양식이다. 역사가가 선택하고 구성하는 역사서의 양식으로, 9장이 논찬論贊, 다양한 사론의 전개가 있다. 이 부분부터 열심히 읽어보려고 한다. 본격적인 의미에서, 좁은 의미의 historiography이다. 우리는 《사통史通》을 historiography라고 할 수 있겠는데, 9장이 좁은 의미에서 본격적인 historiography일테고, 그다음에 10장이 서례序例로 서문과 범례의 발달, 11장이 제목題目으로, 역사서의 서명과 편제, 그리고 12장이 단한斷限으로 역사 편찬 대상 시기, 시대 구분론이다. 그다음에 편차編次, 편차의 방식과 오류, 그다음에 32장 서전序傳이 들어가 있다. 자서의 변천에 관한 논의로 이것이 style이다. 번역에는 서문의 변천과 성격으로 되어있다.
그다음에 학學에 해당하는 것, 역사학자들은 어떤 것을 연마해야 하는가.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14장에 칭위稱謂가 있고, 15장이 채찬採撰이다. 이것은 사료 수집의 적절성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그다음에 16장은 재문載文으로 문장을 인용할 때 주의할 점이다. 그러니까 역사서의 양식을 열심히 공부하고, 좁은 의미의 historiography니까, 쓸 때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호칭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그다음에 사료 수집의 적절성, 문장 인용의 중요성, 17장이 보주補注, 주석의 득실과 우열. 이것은 앤서니 그래프턴의 《각주의 역사》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다음에 인습因習, 인습의 오류와 병폐, 그다음에 읍리邑里, 출신지 기록의 오류에 대해서인데 은근 중요하다. 서양 사상가들을 할 때도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출신인데, 토스카나 지방이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 그 위에 롬바르디아 지방과 라치오 지방은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들이 중요하다. 그다음에 언어言語, 언어 표현의 사실성, 그리고 부사浮詞는 떠도는 말이다. 그러니까 어쭙잖은 말과 과장 그리고 서사敍事, 서사의 방법과 유의점. 이런 것들은 이제 배워야 되는 것들인데, 그다음에 23장부터 30장까지가 식識에 해당하고, 그다음에 이제 33장의 번생煩省, 서사의 번잡함과 생략으로 되어 있다.
23장은 품조品藻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식識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불합리한 인물 평가 그다음에 직서의 모범과 전통, 그다음에 곡필의 사례와 영욕, 26장 감식鑒識, 역사서에 대한 평가가 있다. 감계鑑戒 역사서는, 역사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라고 하는 의미에서의 가장 원천적인 의미에서 역사이다. 헤겔은 역사철학에서 원천적 역사, 반성적 역사 그리고 철학적 역사으로 나눈다. 원천적 역사는 일차 문헌들로 투퀴디데스, 헤로도토스와 같은 사람들을, 반성적 역사 안에는 이제 감계 역사학이 들어가고, 철학적 역사는 자기가 쓴 것을 철학적 역사라는 했다.
그다음에 탐색探賾은 역사서의 배경 억측, 모의模擬는 역사서의 모방과 허실, 그다음에 서사敍事은 서술의 핵심과 폐습, 그리고 인물人物은 인물의 선정과 평가, 그다음에 핵재覈才가 있고 변직辨職이 있는데, 역사가의 자격에 들어간다. 그 다음에 집필배경이 있다. 그리고 오른쪽을 보면 외편의 편명들이 있는데 내편을 중심으로 읽고 나서, 가령 역사서의 양식이나 서술의 기준과 원칙을 읽고 난 다음에는 외편에서 해당하는 부분을 읽어가면 되겠다. 그다음에 집필 배경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데 우리는 이제 알았으니까 그렇다.
34페이지에 각주 25호를 보면 여기에 보면 식견에 관한 부분이 길게 있으니 "이런 점에서 필자는 전목이 유지기의 『사통』에 식견이 결여돼 있다고 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렇게 길게 식識에 대해서 써놓았으니까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판단을 유보해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유지기가 식견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해서 식견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식견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고 해서 유지기 자신이 식견을 가지고 있는가는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전목 교수가 "뜻이 있는데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그런데 식견이 있건 없건 유지기가 이런 것이 식견이다 라고 말했을 때 그 사람이 이것을 갖추고 있는 상태에서 말한 것과 식견이라고 하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내가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라고 말한 것과는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그것까지 깊이 따져 물을 필요는 없지 않겠나 한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겠다.
이렇게 이중구조를 보고 나니 우선 역사서의 연원과 종류 부분은 이런 게 있구나 하고 읽어가면 될 것 같고, 그다음에 기전체의 구조는 사마천의 《사기》에 관한 웬만한 소개서를 보면 다 나와있는 얘기이니 이것도 뚝딱뚝딱 읽고, 외편에서 그것에 해당하는 부분인 사관건치와 고금정사도 그냥 읽어 나간 다음에 역사서의 양식과 서술의 기준과 원칙 부분 그리고 역사가의 자격 부분은 찬찬히 읽어봐야 되지 않겠나 생각 해보고 있다. 특히 역사가의 자격을 보면 31장 핵재覈才인 역사가의 재능 비교, 35장 변직辨職인 사관의 태도와 자질이 있다. 그래서 읽는 순서는 역사가의 재능 비교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양식style과 서술의 기준과 원칙을 촘촘하게 읽어보면 어떻겠나 싶다.
그렇게 하다 보면 2025년도, 어쨌든 2025년 안에는 끝을 내지 않겠나 한다.
'강의노트 > 책담화冊談話 2021-2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5) ─ 史通, 內篇 - 二體 (2) | 2025.01.02 |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4) ─ 史通, 內篇 - 六家 (0) | 2024.12.31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2) ─ 史通, 緖 (2) | 2024.12.22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1) ─ 史通, 緖 (4) | 2024.12.15 |
책담화冊談話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3-2 (5) | 2024.11.22 |
책담화冊談話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3-1 (1) | 2024.11.22 |
책담화冊談話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2-2 (0) | 2024.11.15 |
책담화冊談話 |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2-1 (0) | 2024.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