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06 직업의 지리학 1
- 강의노트/책읽기 20분 2016-18
- 2017. 8. 25.
직업의 지리학 - 엔리코 모레티 지음, 송철복 옮김/김영사 |
책읽기 20분 | 직업의 지리학 [ 원문보기]
7월 마지막 두 번은 《직업의 지리학》을 읽겠다. 이 책의 부제가 "소득을 결정하는 일자리의 새로운 지형"으로 되어 있다. 원제가 "The New Geography of Jobs: How Innovation is Reshaping How We Work and Where We Live"이다. '혁신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우리가 사는 곳을 어떻게 재형성하는가이다'. 제목만 보고 얼핏 생각하기에는 직업도 좋은 직업을 가지려면 어디 사는지가 중요하다 인 것 같지만, 사실 이 책에서는 혁신이 일어나는 곳은 어디이고 어떤 지리적 여건 때문에 혁신이 일어나는가를 하고 있다. 또 막상 읽어보면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일어난 곳이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 된다는 것. 사는 곳이 낙후되었다고 해도 혁신이 일어나면 지리적으로 달라진다는 것.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 정확하게 얘기해보자면 혁신을 일으키는 방법에 관한 책인 것이다.
목차를 보면 1장이 제조업의 흥망. 제조업이라는 것은 지리적인 위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산업혁명 시기부터 이어져온 것으로 석탁이 있었던 곳, 수력발전이 수월했던 곳, 항구를 접하고 있는 곳들. 그런데 현대의 혁신산업 이른바 소프트웨어 산업에 와서는 그런 물리적 입지 조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 중요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일단 제조업의 흥망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의미의 산업들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제조업도 중요하다. 한물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벤처만 있으면 나라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렇다 해도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혁신기업들이다. 2장이 스마트 노동, 3장이 거대한 분리의 물결, 4장이 끌어당기는 힘이다. "끌어당기는 힘"이 중요한데 어떻게 해서 특정한 지역으로 인재들이 모이는가. 이를테면 어느 지역이 지방인데 인재들을 모으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5장이 이동성과 생활비의 불평등, 6장이 빈곤의 덫과 매력적인 도시들, 7장이 새로운 인적 자본의 세기이다.
우선 책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세계화라고 하는 것, 전지구적 경제화가 성립되었다고 할 때 세계화라는 말을 쓴다. 대체로 봐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시대부터가 세계화가 진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제조업 중심지가 변화하고 있다. 21세기에 이르게 되면 제조업 중심지가 변화하고 미국에 있는 오래된 제조업 본거지들은 낙후되고 있는 반면에, 예전에는 쇠퇴하고 있던 도시였던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들이 새로운 혁신 중심지들이 되면서 성장하고 있으며, 그러니까 노동자의 소득부터 교육수준, 기대수명에 이르기까지 지역간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혁신도시는 지리적이고 물리적 입지로써 설명되는 전통산업과 다른 방식으로 생성된다. "제조업의 흥망"을 보면 혁신도시는 다른 방식으로 생성된다. 특히나 서로 뭉쳐있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뭉침의 힘'을 만들어 내는 것이 사실은 혁신 도시의 핵심이다. 어떻게 하면 이 도시에 사람들을 모이게 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 된다. 그래서 이렇게 뭉치면 특유의 생태계가 형성되면 옮겨지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게 하다보면 낙후된 전통적 도시와 혁신 중심지 간의 지역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이를 해소하려면 여러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며, 첨단분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잇는 인적 자본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교육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전체 논지라고 할 수 있다.
과연 한국에서도 혁신 도시라는 것이 있는데 이 혁신 도시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과연 뭉침의 효과가 있는가. 예를 샌프란시스코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있어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보니 마이크로소프트가 자리를 잡았고 그러다보니 그때부터 혁신 도시가 된 것. 뭐가 먼저냐 라는 논쟁이 있을 수도 있겠다. 낙후된 도시와 혁신 도시 간에 지역적 불평등이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아주 뻔한 얘기. 여러가지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첨단자본의 핵심인 인적자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 말한다. 인적자본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려면 교육개혁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미합중국의 교육이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분석하고 그것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먼저 전통적인 제조업 본거지가 낙후 되고 있고, 새로운 혁신 중심지들은 성장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소득부터 교육수준, 기대수명에 이르기까지 지역간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을 보겠다. 일단 완전히 쇠망했다고 하기는 어려운데 미합중국의 제조업 쇠망은 심해지고 있고, 이것은 혁신기업의 성장 때문에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그래서 이러한 쇠망과 성장은 제조업이 자리잡은 지역과 혁신기업이 자리잡은 지역의 격차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데, 이른바 산업의 차이에 따른 지역격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서 1978년 미국의 제조업 고용이 정점에 달한 이후 제조업의 해외이전과 공장의 자동화가 많이 일어났다. 이 시기가 중요한데 1978년에 미국의 제조업이 정점에 달한 이후 제조업이 해외에 이전했다는 것이 흔히 말하는 제3세계로 이전했다는 것. 이런 것들의 혜택을 받은 것이 우리나라 같은 것.
그리고 제조업 쇠퇴로 인한 일자리 손실은 지리적으로 퍼져 있지만 그것은 단순히 혁신적 기술발전이 일어나는 것과 연결지어 보면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또한 그러한 격차라는 것은 지리적인 것만이 아니라 삶의 여러 국면에서의 불평등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교육과 소득수준은 물론 생활방식의 차이로 기대수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게 지금 두드러져 나타나게 되고 선거로 연결되다. 지금의 선거결과는 사람들이 단순히 이념의 문제만 가지고 투표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혁신 기업에 있는 곳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따져본다. 혁신 기업의 입지는 반드시 지리적 여건만은 가지고 결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직업의 지리학》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지리학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혁신 일자리는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발견되고, 인적자원과 인간의 독창성을 집중적으로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게 혁신 기업의 특징이다. 혁신 기업은 그 자체의 수와 일자리는 적지만 그것과 관련된 지역서비스를 늘려 추가 일자리를 간접적으로 창출한다. 이것을 승수효과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혁신 기업이 있는 곳에서는 혁신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일자리를 늘리지만 이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서비스 산업에 관련된 추가 서비스 산업을 창출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승수효과이다. 이런 승수효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데 첨단기술 기업들은 서로 가깝게 자리잡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혁신도시의 입지와 성공은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결정되는데, 끌어당기는 힘은 두툼한 노동시장과 전문적 서비스 제공자들의 존재, 그리고 창의적 근로자들 사이의 지식전파가 가능할 때 강해진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새로운 혁신단지를 시작하기가 어렵다.
오늘 얘기한 것은 두가지이다. 전통적인 제조업들이 어떻게 쇠퇴하였는가. 그리고 혁신 기업들이 있는 곳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거기서 중요한 것은 혁신 기업들은 뭉치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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