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2. 7. 14.
성어거스틴의 고백록 - 성 어거스틴 지음, 선한용 옮김/대한기독교서회 |
어거스틴의 생애에서 중요한 사건들
고백록에 대한 어거스틴 자신의 평가
어거스틴의 행적과 관련된 지도
고백록을 이해하기 위한 안내
제1권 유아기와 소년기
제2권 열여섯 살 되던 때의 청년기: 배나무 밑에서
제3권 카르타고의 학생 시절과 마니교
제4권 유혹하고 유혹받으며, 속고 속이는 삶
제5권 마니교의 감독 파우스투스와 기독교의 감독 암브로시우스
제6권 기독교 신앙은 알았으나 세상의 욕망 때문에 고민함
제7권 어거스틴의 지적 회심
제8권 마음의 회심: 무화과나무 밑에서
제9권 어거스틴의 세례와 모니카의 죽음
제10권 기억의 신비
제11권 시간과 영원
제12권 무로부터의 창조, 질료와 형상
제13권 창세기 1장에 대한 은유적 해석
7.16.22
병든 자에게 맛없는 빵도 건강한 자에게는 맛이 있고, 병든 눈에는 고통이 되는 빛도 건강한 눈에는 즐거움이 된다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사악한 자들은 당신의 정의를 싫어합니다. 그뿐 아니라, 좋게 창조되어 창조의 낮은 부분(계층)과 잘 조화되어 살고 있는 독사나 조그만 벌레들까지도 그들은 싫어합니다. 사실 그 사악한 자들은 창조의 낮은 부분에 속해 있는 것이 됩니다. 당신을 멀리 떠나 있을 수록 창조의 낮은 부분에 속하게 되어 당신을 닮지 않음이 되며, 당신을 더 닮을수록 창조의 높은 부분과 알맞게 되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사악이란 무엇인가?' 추구한 결과 내가 알게 된 것은 사악이란 어떤 실체가 아니고 (인간)의지의 왜곡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의지의 왜곡이라 함은 그 의지가 최고 실체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서서 자신 안에 깊이 놓여 있는 보배를 버리고 낮은 부분으로 떨어져 밖으로 잔뜩 부풀어 있음(교만)을 말합니다.
8.12.28
나의 깊은 생각이 내 영혼의 심연을 파헤치고 나의 모든 비참함을 찾아내어 마음의 눈앞에 쌓아 놓았을 때 눈물의 홍수를 동반한 큰 폭풍이 내 마음에서 일어났습니다. 나는 실컷 소리라도 내어 울어 보려고 알리피우스의 곁을 일어나 떠났습니다. 왜냐하면 우는 데서는 홀로 있는 것이 더 낫다고 나는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곁에 있는 것조차 거북하게 느껴져서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간 것입니다. 내가 그때 느꼈던 심정은 이러했었고 알리피우스도 그것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의 곁을 떠나기 전에 무어라 말을 한 듯 생각됩니다. 그도 내 말소리가 이미 울음으로 목매어 있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우리가 함께 앉아 있었던 자리에 놀란 모습으로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어느 무화과나무 밑에 쓰러져 흘러나오는 눈물을 마음껏 흐르도록 했습니다. 오, 주님, 그렇게 세차게 흘러나온 나의 눈물은 당신에게 드리는 합당한 희생제물이었습니다.
나는 꼭 이런 말을 한 것은 아니나 대강 이런 뜻으로 당신에게 부르짖었습니다. "오, 주여, 어느 때까지입니까? 오, 주여, 어느 때까지입니까? 당신께서 영원히 노하시려 하십니까? 나의 이전의 죄악을 기억하지 마소서." 나는 그 죄악으로 인해 아직도 꽉 묶여 있는 것 같이 느껴졌슶니다. 그래서 나는 애처로운 목소리로 당신에게 부르짖기를 "언제까지입니까? 언제까지 입니까? 내일입니까? 내일입니까? 왜 지금은 아닙니까? 왜 이 순간에 나의 불결함이 끝나지 않습니까?라고 한 것입니다.
8.12.29
나는 이렇게 말하고 내가 지은 죄에 대하여 마음으로부터 통회하면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이웃집에서 들려 오는 말소리가 있었습니다. 그 말소리가 소년의 것인지 소녀의 것인지 나는 확실히 할 수 없었으나 계속 노래로 반복되었던 말은 "들고 읽어라, 들고 읽어라."(tolle lege, tolle lege)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곧 눈물을 그치고 안색을 고치어 어린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할 때 저런 노래를 부르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전에 그런 노랫소리를 들어 본 기억이 나지를 않았습니다. 나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그치고 일어섰습니다.
나는 그 소리를 성서를 펴서 첫눈에 들어 온 곳을 읽어라 하신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명령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것도 내가 안토니우스에 대하여 들은 바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토니우스가 언젠가 교회에 나가서 복음서를 낭독한 말씀을 들은 바 있었는데, 그는 그 말씀을 직접 자기에게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그 말씀의 내용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마:19:21)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말씀을 듣자 바로 당신께 돌아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바로 알리피우스가 있는 곳으로 급히 돌아갔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그 곳을 일어나 떠났을 때 거기에다 사도의 책을 놔두고 온 까닭입니다. 나는 그 책을 집어들자마자 펴서 내 첫눈에 들어 온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 구절의 내용은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 음란과 호색하지 말며 쟁투와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마라."(롬:13:13-14)였습니다. 나는 더 이상 읽고 싶지도 않고 또한 더 읽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 구절을 읽은 후 즉시 확실성의 빛이 내 마음에 들어와(infusa cordi meo) 의심의 모든 어두운 그림자를 몰아냈습니다.
'책 밑줄긋기 > 책 2012-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자 룩셈부르크: 사회 개혁이냐 혁명이냐 (0) | 2012.08.07 |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0) | 2012.08.07 |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0) | 2012.07.30 |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 (0) | 2012.07.22 |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0) | 2012.07.14 |
에두아르트 푹스: 풍속의 역사 4 (부르주아의 시대) (0) | 2012.07.14 |
앙드레 지드: 좁은문 (0) | 2012.07.10 |
강유원: 역사 고전 강의 (0) | 2012.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