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쿠건: 구약 ━ 문헌과 비평


구약 : 문헌과 비평 - 10점
마이클 쿠건 지음, 박영희 옮김/비아



마이클 쿠건: 구약 ━ 문헌과 비평

1. 구약성서란 무엇인가?

2. 해석 방법

3. 구약성서와 역사

4. 구약성서와 신화

5. 이집트 탈출: 깊게 보기

6. “내 계명을 지켜라”: 성서의 법

7. “야훼의 절기”: 고대 이스라엘의 의례

8. 예언자와 예언

9. 히즈키야와 산헤립: 깊게 보기

10. 시

11. “이제 우리의 훌륭한 남성들을 찬양하자.” 그리고 여성들도.

12. 구약성서의 영속적인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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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약성서란 무엇인가?

8 우상을 만드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에 고대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창조적인 능력을 문현을 통해 발산했다. 물론 이러한 문학 작품을 고대 근동에서 이스라엘 백성만 만든 것은 아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다른 곳에서도 많은 문학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 이스라엘 백성의 문현은 단순히 살아남은 것만이 아니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는 모두 이 문현을 권위 있는 경전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결과 구약성서는 서구 세계와 그 너머에 있는 신자, 작가, 화가, 음악가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주었으며 심대한 영향을 미 쳤다.


9 구약성서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이 문헌을 일종의 영문학 선집처럼 대하는 것이다. 즉 구약성서는 고대 이스라엘과 초기 유대교 문헌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선집이다. 영문학 선집과 마찬가지로 구약성서는 1,000년 이상 된 작품 중 일정한 작품을 선별한 것이고 다양한 종류의 글(신화, 역사 이야기, 소설, 법, 의례 지침서, 격언, 찬양 등)을 수록하고 있다.


22 성서는 하느님에게서 완벽한 묶음의 형태로 인간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록 이를 거부하는 보수적인 견해가 존재하지만, 성서는 수 세기에 걸쳐 여러 저자가 기록한 다양한 작품 중 일부를 종교 공동체 지도자들이 선별하여 만든 모음집이다.


2. 해석 방법

27 교리에서 비롯된 선입관에서 자유로워진 사상가들은 토라를 포함해 성서를 여느 일반 책처럼 다루었고 원저자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는 글의 문체, 일관성과 같은 문제를 파고들었다. 비평가들은 창세기에 등장하는 하느님을 가리키는 이름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창세기 4장 26절에 따르면 하느님은 아담의 시대 이래로 야훼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38 고대에서 책을 어떻게 여겼는지 또 하나 생각해볼 거리가 있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달리 고대 세계에서 책은 반드시 저자 한 사람의 생산물일 필요가 없었다. 당시 책은 여러 저자가 쓴, 때로는 많은 이가 확장, 편집하고 수정까지 했던 일종의 하이퍼텍스트였다. 하나의 책이 만들어질 때는 오랜 기간 많은 세대가 참여했으며 그리하여 한 책에는 다양한 관점(문서설이 오경에 관해 말했듯 다양한 자료나 전승)이 담겼다. 이를 염두에 두고 성서 전체에 담긴 다양한 관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3. 구약성서와 역사

55 결론짓자면 고고학으로는 성서의 역사성을 ‘확증'하지 못한다. 고고학이 제공하는 것은 더 넓은 문화적 맥락이다. 이 맥락 안에서 이스라엘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성서는 이 드라마의 각본이다.


27 오래된 과거에 관한 내러티브가 진실한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지 않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역사적 기억은 다양한 자료라는 렌즈를 통해 굴절되었기 때문에 내러티브의 배경이 되는 시기에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성서 내러티브를 통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우리가 만나게 되는 영역은 역사가 아닌 신화다.


4. 구약성서와 신화

71 성서에 다른 신을 섬기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많은 언급이 있고, 야훼를 기술하는 방식과 고대 근동에서 여러 산을 기술하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성서의 초기 저지들은 엄격한 의미에서 유일신론을 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그들은 다른 신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으며 다만 야훼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겼다. 


5. 이집트 탈출: 깊게 보기

91 성서 곳곳에서 출애굽이라는 주제를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를 마냥 허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문학적, 신화적으로 윤색한 행위 배후에는 하느님이 중대한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들을 해방시켰다고 생각하는 탈출한 노예들의 진실한 역사적 기억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노래, 의례, 내러티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 기억하면서 출애굽사건은 그들에게 온갖 역경을 딛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는 정체성을 부여했을 것이다.


6. “내 계명을 지켜라”: 성서의 법

108 십계명은 자연스럽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 부분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에게 갖는 책무가 명시되어 있고 두 번째 부분에는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책무가 명시되어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야훼만을 섬기라는 요구로 시작한다. 다른 신에 대한 숭배를 금하는 것은 엄밀하게 보면 그 자체로 유일신론적인 명령이 아니다. 다른 선들이 있음을 전제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을 섬기는 것을 금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명령에 따르면 백성이 야훼를 경배하는 방식도 다른 신들을 경배하는 방식과는 달리야 한다.


109 성서 저자들은 하느님에 대한 의무조항과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의무조항을 구별하지 않는다. 우리는 종교적 의무조항을 형법 및 민법 조항과 구분하려 하지만 십계명과 성서는 법은 대체로 둘을 구분하지 않는다. 모든 명령은 하느님이 내린 것이기에 어느 하나라도 위반하면 법을 만든 분이자 언약으로 묶여 있는 공동체의 창조자인 하느님께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7. “야훼의 절기”: 고대 이스라엘의 의례

115 성서에 기록된 대부분의 의례는 다양한 계급의 사제가 책임졌다. 세대를 거쳐 계승된 이 남성 조직은 수 세기에 걸쳐 변화했으나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은 레위 지파만 사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레위 지파는 출애굽 내러티브에서 모세의 형 아론에게까지 뿌리가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학자들은 사제들을 의례 전문가라고 불렀다.


8. 예언자와 예언

135 예언을 성서에만 등장하는 독특한 현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나 하나의 참된 신이 특정 이들을 선택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현상은 성서에만 등장한 게 아니다. 그러나 예언하는 자를 가장 온전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자료는 구약성서다. 예언자와 예언은 성서 저자들 그들의 청중, 또한 고대 이스라엘 사회 전반에서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구약성서에는 수십 명의 사람이 예언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그 밖에도 더 많은 사람이 이름 없는 예언자로 등장한다. 


9. 히즈키야와 산헤립: 깊게 보기

163 예언자가 볼 때 아시리아는 야훼의 손에 들린 징벌 도구다. 야훼의 백성은 야훼를 신뢰하지 않고 "파라오에게 기대어 몸을 숨기고 이집트의 그늘에 숨으려"(이사30:2) 했다. 즉 그들은 야훼보다 이방 나라와의 동맹에 의존했다. 또한 그들은 하느님과 맺은 근본적인 언약인 시나이 언약을 깨뜨렸다. "억눌린 자를 풀어주고, 고아의 인권을 찾아주며 과부를 두둔"(이사 1:17)하는 바른 삶을 살아가지 않고서 경건한 행동만 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10. 시

169 학자들은 구약성서의 1/3가량이 시로 이루어져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실제 고대 사본에는 시와 산문이 구분되지 않고 이어지는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파피루스와 양피지와 같은 재료를 아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늘날 학자들은 구약 본문에서 무엇이 시인지를 구별하는 데 애를 먹는다. 우리가 '시'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연상하곤 하는 몇 가지 형식적인 특징을 고대 근동의 시, 특히 성서에 있는 시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구약 본문에서 무엇이 시인지를 가리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170 이스라엘 백성과 주변 민족은 다양한 운율을 사용해 시를 만들었으나 이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별다른 합의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1. “이제 우리의 훌륭한 남성들을 찬양하자.” 그리고 여성들도.

192 하느님의 명령을 따라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려는 아브라함의 의지는 역사 이래로 칭송받아왔으나 이 또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그는 왜 그토록 끔찍한 하느님의 명령에 반문하지 않는가? 소돔에 거주하던 의인들을 살리기 위해 하느님께 대들었던 사람이 왜 자기 아들을 위해서는 변론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질문은 본문 자체의 복잡함 때문에 제기되었으며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12. 구약성서의 영속적인 중요성

207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성서를 활용해 자기 작품을 만들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서에 나오는 인물들 사건들 생각들은 이미 우리를 둘러싼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렇기에 성서, 구약성서를 아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잘 이해함과 동시에 오늘날 우리 자신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209 구약성서에 담긴 여러 목소리가 언제나 조화를 이루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는 구약성서에 담긴 다양한 목소리에 해석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성서가 하나의 목소리만을 낸다고 생각하고 자기 주장의 타당성을 성서에만 기초해서 말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근본적으로 결함을 갖기 마련이다.


210 구약성서를 읽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 성서를 이루는 수많은 목소리는 모두 이스라엘의 하느님, 세상과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선한 뜻을 가지고 신비로운 방식으로 개입하는 하느님 야훼를 찬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수많은 목소리는 온전히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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